데뷔 45주년 맞이한 1세대 디자이너 최복호

"패션쇼는 내 옷 선보이는 생방송...아직도 설레는 일"
"시대와의 소통 중요...실버 세대 위한 거리 조성 계획 중"
"해외 시장, 성공할 때까지 20년동안 수십번 시도했다"

1세대 패션 디자이너와 밀레니얼 세대 걸그룹 ‘소나무’의 만남.

지난 19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19SS 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는 최복호(69)디자이너의 데뷔 45주년 기념 콜렉션에 관객들의 눈길을 모두 쏠렸다. 소나무 멤버의 평균 나이는 22.7세로, 고희의 디자이너와 걸그룹과의 컬래버레이션은 그 자체로 관심을 모았다.

패션쇼에 오르기 전 최복호 디자이너는 “콜렉션의 콘셉트인 ‘REBOOT’는 오랜 기간 하나의 브랜드(CHOIBOKO)를 진화시켜 온 내 브랜드만의 가치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새로운 시각과 포맷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30년 동안 연구한 연구한 패턴의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옷을 어떻게 착용하느냐에 따라 상의, 하의로의 다양한 변신을 보여주는 콜렉션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소나무와의 만남이 아주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일흔의 나이지만 그는 SNS 등을 통해 젊은 층과 직접 소통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통해 그가 소통하는 사람만 5,000여명. 최씨는 몇 년 전 자신이 디자이너로 자란 대구시 근처 청도에 ‘패션문화연구소’를 설립했다. 이후 개그맨 전유성 씨가 청도를 코미디의 메카로 만들면서 현재 인구 2,000여명인 이곳에는 주말마다 3,000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관광 명소가 됐다.

최근 해외시장을 공략했다가 고전하는 패션브랜드에 대한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1981년 해외시장을 처음 공략했다가 참패를 당했지만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최복호 이름을 알릴 때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등 가리지 않고 20년동안 전시회를 했었죠.” 최 씨는 “수십번의 실패 끝에 나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끝장을 본다는 각오로 꿈을 내려 놓지 않고 끊임없이 트렌드를 읽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씨는 주 고객인 실버 세대들을 위한 실버 거리 조성을 위한 계획을 준비 중이다. “일본의 노인문화 거리인 ‘스가모’를 벤치마킹해 실버 세대와 청년 세대가 함께 어울리는 거리를 만들고 싶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최복호 콜렉션은 대구의 유망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의 ‘글로벌 메가브랜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최복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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