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국회의원 출신인 이미경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은 입법 활동을 하면서 입만 열면 성 차별 얘기를 할 정도로 양성 평등의 전도사로 유명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한국여성민우회 부회장 등 여성 인권을 위해 평생 헌신해온 이 이사장은 성 평등 관점이 공적개발원조(ODA)에도 관철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성 평등은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에 명시된 가치이기도 하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에 위치한 KOICA 본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 이사장은 “국제사회에서 성 평등 달성은 여성지위 향상뿐 아니라 국제개발협력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소신을 밝혔다.
이 이사장은 실제 지난 9월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에서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유엔여성기구·유엔인구기금과 성 평등 이행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 구축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성 평등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OICA 자체적으로도 이 이사장 취임 전 0%였던 여성 임원 비율이 40%로 확대되는 등 KOICA 내부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이사장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인권 침해와 사회 발전 저해라는 문제를 가지고 온다”며 성 평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OICA 수장으로 임명될 당시 전문성 부족 논란과 관련해 이 이사장은 자신의 경력이 최근 국제개발협력 생태계와 부합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시민사회와의 협력이 필수로 여겨지는 지금과 같은 ODA 환경에서 시민사회에서 활동한 경력이 무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시민사회의 강점이자 장점은 창의성과 혁신성·개방성을 바탕으로 개척형 사업을 추진하는 데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KOICA가 수혜자 중심의 현장형 사업을 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국회의원 시절의 경험도 ODA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거치며 인권법·호주제폐지법·남녀고용평등법 외에 국제개발협력 등에 관한 기본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을 만들었다”며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하면 법이 바뀌고 제도가 바뀌고 예산이 올바르게 사용된 만큼 의원 시절 때처럼 이사장으로서 예산이 주어진 목적에 맞게 잘 사용되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