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펀드 또 비명...6개월 수익률 모두 '-'

증시 급락에 애물단지로 전락
상승 베팅 레버리지펀드 -40%
2015년 폭락장 트라우마 연상
"반등 어려워 장기적인 접근을"


중국 펀드가 다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의 직격탄을 맞은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그 여파가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도 확산됐다. 지난해만 해도 최고 5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펀드가 나오며 호황을 누렸지만 올 들어 계속되는 내리막 흐름에 과거 급락장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만큼 추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 중국주식으로 분류되는 총 712개 펀드 전체의 6개월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펀드인 ‘한국투자중국소비성장수혜주자H(주식)(C-e)’가 -2.49%였고, 가장 저조한 펀드는 ‘한국투자KINDEX중국본토레버리지CSI300상장지수(주혼-파생)(합성)’으로 -41.91%를 기록했다. 그나마 수익률 상위권의 펀드들은 설정액이 5억원에도 미치지 않는 사실상 좀비펀드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실제 운용규모를 100억원 이상으로 늘려 92개 펀드만으로 대상을 좁혀도 마찬가지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79%의 수익률을 기록한 ‘신한BNPP홍콩H커버드콜자[주혼-파생](종류A1)’가 가장 우수한 성과였다. 설정액 상위권인 각 사의 대표 펀드도 마찬가지다.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A’ -21.88%, ‘신한BNPP중국의꿈증권자투자신탁 2(H)[주식](종류A)’ -18.25%,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A’ -22.88%, ‘한화중국본토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 -17.80% 등으로 -20% 안팎으로 부진했다. 중국 4차산업 기업에 투자하도록 설계된 펀드 역시 -30%에 육박했고, 지수 상승에 베팅한 레버리지 펀드는 -40%에 이를 정도로 최악의 투자 결과를 초래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4년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치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5년 6월 최고점을 찍고 6개월만에 반토막났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만 해도 2016년 4·4분기부터 회복된 경제지표 영향으로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오며 중국펀드 수익률은 고공행진을 펼쳤다. 증권가에서도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예측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등 호재까지 잇따르자 관련 상품 출시도 이어졌다. 증권, 은행 가릴 것 없이 금융권에선 중국펀드를 추천했고, 지난해 연말 해외비과세주식형 펀드의 일몰에 따라 뭉칫돈이 중국 펀드로 들어오기도 했다. 투자자 일부는 지난해 수익률을 회복하자 환매에 나섰지만 상당수는 추가 수익을 기대하며 올해까지 버틴 것이 독이 된 셈이다.

올해 중국 증시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의 확산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오며 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일부에선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증시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대부분은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유안타증권은 “미중 무역 협상에서의 구체적인 진척이 이뤄지거나 중국이 통화 완화 정책을 도입하지 않는 이상 추세적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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