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 /연합뉴스
31년 전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협상 당사자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미국의 INF 탈퇴 계획을 비판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21일(현지시간) “어떤 일이 있어도 옛 비무장(비핵화) 합의를 찢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통신에 따르면 고르바초프 전 서기장은 “워싱턴(미국 정부)에 있는 그들은 조약 탈퇴가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진정으로 이해를 못한단 말인가”라고 한탄하면서, “INF 탈퇴는 과오”라고 경고했다.
INF는 1987년 당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앞서 전날 네바다 주 엘코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모스크바(러시아 정부)가 합의를 위반했다”면서 “협정을 폐기하고 탈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INF 파기는 매우 위험한 조처로서, 국제사회의 규탄을 부를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대미 관계와 군비통제 문제를 담당하는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우리는 협박을 통해 국제 안보와 핵안보, 전략적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문제에서 러시아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미국의) 지속적 시도를 규탄한다”고 타스통신에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