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닥 상장사 중 현재 지난 8월 말보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종목은 총 57개다.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종목(221개) 중 영업이익·순이익 적자가 예상되는 종목을 제외한 결과다.
이 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코스닥 상장사인 도이치모터스(067990)다. 지난 8월 말 증권가에서 추정한 이 회사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10억원이었지만 이달 들어 145억원까지 상향 조정되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이어 대형 우량주들의 상향 조정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통적인 특징은 견조한 업황이다. 삼성전기는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822억원에서 3,430억원으로 높아졌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판사업부가 부진하지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카메라 모듈 사업부가 좋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고 MLCC 호황이 계속되면서 내년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 상승과 주력 제품의 가격 상승 덕에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5% 올랐다. 유가가 오르면서 정제마진 증가에 기여한 것은 물론이고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사업에서 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파라자일렌(PX)의 제품 마진(스프레드)도 그동안 올랐기 때문이다. 3·4분기 평균 PX 스프레드는 전분기보다 46.8%나 늘어난 톤당 505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삼성SDI도 원재료 가격 안정과 소형 전지의 판매가격 상승으로 4·4분기까지 쭉 실적 성장이 예고돼 있다. 이들 종목은 가격 방어 능력도 뛰어난 편이다. 예를 들어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7.97% 하락했지만 삼성전기는 0.71%, SK이노베이션은 1.16% 빠지는 데 그쳤다. 삼성SDI도 2.32%만 하락했다.
포스코켐텍도 추정치가 12.5% 올랐다. 포스코켐텍은 음극재 생산능력이 지난 2017년 1만2,000톤에서 오는 2020년 6만4,000톤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매출 비중도 3%에서 20%로 뛰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POSCO그룹이 중장기 양극재 업체인 포스코ESM과 포스코켐텍의 합병을 추진 중이어서 향후 음·양극재 사업 통합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처럼 대세를 거스르는 종목은 소수다. 3·4분기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 5월 말 57조원에 육박했지만 현재 54조원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최근 무역분쟁과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 중국 증시 급락까지 겹치면서 실적 하향 조정폭도 커지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3·4분기 어닝 시즌은 비단길보다 지뢰밭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말과 비교해 실적 하향폭이 가장 큰 종목은 한국카본(017960)(실적 전망 변동률 -67%), 하나투어(039130)(-54%), 모두투어(080160)(-47%), OCI(-44%) 등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34%), 삼성생명(032830)(-24%), 롯데케미칼(-14%), 현대차(005380)(-11%) 등도 실적 전망치가 상당히 내려갔다. 한국카본, 모두투어를 제외하면 최근 하락장에서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한 종목들이다. 다만 실적에 대한 낮은 기대치가 주가에 먼저 반영됐을 가능성도 있다. 김용구 연구원은 “막연한 관망보단 옥석을 가려 저점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