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증시 4%급등]위기론 진화나선 시진핑, 첫 행보는 민영기업 달래기

무역전쟁 따른 경제둔화 우려에
"민간경제 부정·약화 행동은 잘못"
習, 서한 보내 적극지원 의지 밝혀
'제조업 중심' 광둥성 6년만에 방문
덩샤오핑식 '新남순강화' 예고도
곧 열릴 4중전회선 성장률 제고
시장 안정 등 특단책 논의할 듯


중국 지도부가 흔들리는 중국 금융시장과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중 압박의 고삐를 늦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가 3·4분기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실물경제 악화가 지도부의 리더십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민영기업인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모든 민영기업인들은 발전 신념을 지니고 기업을 더 잘 발전시켜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민영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은 무역전쟁과 증시 폭락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을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의 올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6.5%)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에 그친 상황이다.

중국 경제계에서는 최근 중국 지도부가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민영기업 대신 국영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국진민퇴(國進民退)’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 주석이 우수기업 표창을 받은 민영기업가들에게 보낸 이번 서신에서 “민영경제를 부정하거나 약화시키는 언급이나 행동은 모두 틀렸다”고 강조한 것은 최근 크게 동요하고 있는 금융시장과 민영기업가들을 다독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최근 뜸했던 경제 행보에도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주하이의 헝친자유무역구에 있는 하이테크산업단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광둥성 방문을 시작했다. 광둥성은 중국 제조업의 중심으로 시 주석이 이곳을 방문하는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광둥성은 2012년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후 시 주석의 첫 지방 방문지이기도 했다. 또 그는 23일 총연장 55㎞인 세계 최장의 강주아오대교 개통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외신들은 올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광둥성에서 ‘신(新)남순강화’를 선언할 것으로 예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 중국의 자력갱생과 안정적 성장 지속을 위한 의지를 강조할 것”이라며 “과거 덩샤오핑이 1992년 중국 남부를 시찰한 뒤 개혁개방 확대를 주문했던 남순강화를 떠올리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위기론이 커지는 경제 추스르기에 나선 것은 시 주석뿐만이 아니다. SCMP는 중국 경제사령탑인 류허 부총리가 20일 제10차 금융안정발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증시 안정과 기업활동 활성화, 금융위험 방지대책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금융안정발전위는 지난해 11월 출범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다가 올 8월 이후 이날까지 10차례나 회의가 열렸다. 일각에서는 무역전쟁의 파장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중국 금융당국이 위안화 환율 급등과 대량 자본유출 위험을 감수하며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만간 열릴 제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도 미중 무역전쟁 극복과 경제성장률 제고 방안, 금융시장 안정대책 마련 등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짙다. 올해는 시진핑 집권 2기 경제정책과 미중 무역전쟁 대응의 주요 방안 등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매체 보쉰은 “이번 4중전회에서 미중 무역전쟁과 국영·민영기업들의 역할 분담 등 경제 이슈, 외교군사 현안 등에 대한 지도부의 기본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진핑 지도부가 시장 방어와 경제활력 모색에 적극 나서면서 최근 크게 요동쳤던 증시와 외환시장은 빠르게 안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4년 만에 2,500선이 무너졌던 상하이종합지수는 당국의 증시 안정 및 민간경제 지원 의지에 힘입어 이날 4.09% 급반등한 2,654.88에 장을 마쳤다.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22% 하락(가치 상승)한 6.9236위안으로 고시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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