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제조업·서비스업의 구조조정과 최저임금 인상·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인한 노동비용 상승 때문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김지운 연구위원은 ‘2014년 이후 실업률 상승에 대한 요인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노동수요가 축소되면서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했다”며 “제조업 및 서비스업에서의 구조조정 진행, 건설경기 급락, 전반적인 노동비용 상승 등이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일자리 부족’은 실업률 상승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KDI가 올해 3·4분기까지의 실업률 상승분(0.38%포인트)을 실업 요인별로 조사한 결과, ‘수요 부족’은 0.25%포인트 상승해 67.4%의 기여율을 기록했다. 수요 부족이란 말 그대로 일할 곳이 없는 상황을 뜻한다. ‘연령 구조 등 기타 미스매치’는 0.16%포인트 올라 41.2%의 기여율을 보였고, ‘산업 미스매치’는 0.03%포인트 하락했다. 산업 미스매치 실업은 산업 간 실업자의 이동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하고, 기타 미스매치 실업은 연령구조나 채용조건·절차 변화 등의 이유로 유발된다.
실업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노동 수요 및 일자리 창출 노력과 노동시장 여건 개선 등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를 위해 혁신 기업이 새로운 노동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지속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산업간 미스매치 실업을 줄이기 위해서는 임금 및 근로조건의 경직성을 완화해 산업 간 실업자들의 이동이 원활해 질 수 있도록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타 미스매치로 인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도 내놓았다. 김 연구위원은 “고령층 노동시장에서 일자리와 구직자 간 결합이 원활해질 수 있도록 고용서비스의 내실화가 필요하다”며 “기업과 구직자 간 정보비대칭 문제를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채용제도 고안을 통해 채용 절차의 효율성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연구위원은 통계청이 취업자 증가 폭 감소의 원인으로 인구구조 변화를 거론하는 것과 관련해 “이 연구는 실업률과 관련된 것이므로 취업자 증감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면서도 “KDI는 취업자 증감에 인구구조 변화가 끼치는 영향을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