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의 자동차에 불을 지른 남성이 충동조절장애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실형을 선고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4부(김문석 부장판사)는 자동차방화와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36)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새벽 서울 시내 한 자동차 공업소 앞에 주차된 차를 보고 방화 충동을 느껴 불을 질렀다. 그 바람에 옆에 있던 다른 차에도 불이 붙었다. 그는 길거리를 다니며 취객의 카드 지갑에 손을 대거나 자전거 보관대에 놓인 자전거를 훔치기도 했다.
A씨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미 차량 방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순간적인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 외에 별다른 범행 이유가 없어 재범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차에 불을 지를 당시 충동조절장애 등으로 인한 심신 미약 상태에 있었다며 형량을 낮춰 달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죄를 저지르는 현상은 정상인에게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일”이라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런 성격적 결함을 가진 자에 대해 충동을 억제하고 법을 따르도록 요구하는 게 기대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충동조절장애 같은 성격적 결함은 형의 감면사유인 심신장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비교적 범행을 구체적이고 상세히 진술했고 정신질환 등의 치료를 받은 전력도 없다”며 “비록 충동조절장애라는 성격적 결함을 지녔다 해도 원래 의미의 ‘정신병’을 가진 사람처럼 심신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