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 테라펀딩 대표./송은석기자
금융당국과 시장은 부동산 개인간거래(P2P) 시장에서 발생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우려한다. 그러나 전문성을 갖고 치밀하게 PF를 관리한다면 다른 얘기다. 금융 지식보다 오히려 부동산 지식이 뛰어나야 부실 리스크 최소화가 가능한 셈이다.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는 부동산 PF 대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을 테라펀딩의 최대 장점으로 내세운다.
부동산 경매 시장에 몸담아온 양 대표에게 PF 리스크 방지에 대한 고민은 자연스러웠다.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하면 경매로 넘어가는 수많은 물건을 보고 배우며 그는 테라펀딩 창업 당시 사업 원칙을 세웠다. 양 대표는 “테라펀딩은 기존의 제도권 금융기관보다 PF 리스크를 줄이는 훈련이 돼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테라펀딩은 인허가가 난 택지가 아니라면 아예 대출심사를 진행하지도 않는다. 양 대표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가 이런 인허가 리스크가 결국 터져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는 PF 대출보다 인허가도 나지 않은 땅에 브리지론을 내준 것이 저축은행 부동산 대출의 70%가 넘었는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PF 대출이 들어오지 않자 저축은행이 브리지론을 빼지 못해 부실 사태가 발생했다”며 “인허가가 나지 않으면 시작부터 리스크 테이킹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테라펀딩은 대출심사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음 원칙은 건설현장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다. 테라펀딩을 비롯한 대부분의 부동산 P2P 업체는 주로 영세 주택사업자들을 차주로 삼는다. 신용도 없고 영세한 시공사는 언제 부도가 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출금 유용 및 횡령 유인이 충분하다. 따라서 테라펀딩은 시공사에 공사대금 100%를 주는 대신 하도급업체에 직접 공사대금을 공급한다. 양 대표는 “골조공사비·외장공사비·내장공사비를 단계별로 따로 지급한다”며 “금융권이 아닌 건설사 출신 직원들을 채용해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테라펀딩에서는 삼성물산·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 출신의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며 평상시에는 현장에 설치해놓은 폐쇄회로(CC)TV로 모니터링을 한다. 여기에서 기존의 대형 금융기관과 테라펀딩 같은 스타트업의 차이가 발생한다. 양 대표는 “금융기관은 ‘이것까지 해야 해?’라고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런 프레임에 갇힐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테라펀딩의 누적 취급액은 5,000억원에 달하지만 연체율은 올해 내내 1%대 미만을 유지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