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AP연합뉴스
요르단이 ‘1994년 평화협정’으로 이스라엘에 빌려준 국경 토지를 되돌려받겠다고 통보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알자지라에 따르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요르단이 이스라엘에 빌려준 농업지대인 ‘바쿠라’와 ‘구마르’의 평화협정 부속조항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 측에 이 같은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쿠라와 구마르는 요르단 땅이며 우리는 우리 영토에 완전한 통치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토지 임대에 관한 부속조항의 유효기간은 25년으로 어느 한쪽이 오는 25일까지 종료를 통보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연장될 예정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요르단 측으로부터 임대 종료 통지를 받은 사실을 알리며 “합의를 연장하는 쪽으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과 이스라엘은 지난 1994년 10월26일 평화협정을 통해 이스라엘 건국 이래 46년간 이어졌던 적대관계를 청산한 바 있다.
■이스라엘에 우호적이던 요르단 태도 왜 바꿨나
이, 강경한 예루살렘 정책에 반감
수도 암만선 협정파기 집회 이어져
압둘라 국왕은 토지 반환 요청의 직접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강경한 예루살렘·팔레스타인 정책으로 요르단에서 양국 간 평화협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요르단은 이집트와 함께 아랍권에서 드물게 이스라엘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경제교류도 활발한 국가다. 그러나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 후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예언자 무함마드의 후손으로 중동 왕가 중에서도 정통으로 손꼽히는 요르단 왕실은 역사적으로 예루살렘 성지의 수호자(관리자) 역할을 해왔다. 요르단으로서는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땅이라는 공언을 받아들일 수 없는데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계속 점령하려는 것도 못마땅한 입장이다. 실제로 요르단에서는 젊은 층을 주축으로 반(反)이스라엘 여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수도 암만에서는 평화협정 파기를 요구하는 집회도 이어지고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