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리인상 1회로 끝날지, 지금 판단하긴 어려워"

"美, 관세부과로 최악의 경우 수출 0.5∼1% 감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다음 달에 금리를 인상할 경우 1회로 끝날지, 추가로 더 할지를 지금으로선 판단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주열 총재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실상 원타임 이벤트로 끝날지, ‘베이비스텝(점진적 인상)’으로 계속갈지 판단은 지금으로선 딱 이거다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만약 11월에 금리를 올린다면 한 번 올리고 또 관망할 것이냐 아니면 베이비스텝의 시작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0.25%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집값이 잡히거나 가계대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이처럼 물었다.


경기 국면에 대해선 이 총재는 “하강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보고 있진 않다”며 “그에 따라 금리 인상 여지는 있지 않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 회복세가 2%대 후반이면 회복세가 강하지는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부과가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될 경우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미국 관세부과로 최악의 경우 수출이 0.5%에서 많으면 1%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디까지나 러프한(대략적인) 분석”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현재 2,0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적용하는 관세율 10%가 내년부터 25%로 상향 조정하는 시나리오를 전제한 것이다.

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에 관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줄)뿐 아니라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준다”며 “미중 무역분쟁에 경제적 요인만 있는 게 아니라서 예측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확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견해가 지배적이었는데 갈수록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쪽에 무게가 실린다”고 예상했다.

다른 국가와 통화스와프를 추진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협정이 만료됐지만 아직 연장은 안 된 상태”라며 “다른 나라와 오고 가는 얘기가 있지만 나라 이름을 거론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