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22일(현지시간) 중국의 부양책에도 기업 실적 둔화 우려 등이 제기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26.93포인트(0.50%) 하락한 25,317.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90포인트(0.43%) 내린 2,755.88을 기록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60포인트(0.26%) 상승한 7,468.63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소득세 감면 등 중국 부양책 영향과 주요 기업 실적, 이탈리아 예산안,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피살 사건 파장 등을 주시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 주말 개인 소득세에 대한 세액공제 항목을 대폭 확대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고, 시진핑 국가주석이 민영 기업 발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년 반 만에 가장 큰 폭인 4.09% 급등해 마감했다. 중국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장 초반 상승했다.
지수는 하지만 장중 상승 폭을 내준 후 하락 반전했다. 주요 기업의 향후 실적 둔화 우려, 이탈리아 예산안과 사우디 관련 불안 등이 투자심리를 저해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주요 기업들은 여전히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은 전 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실적 전망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미국 석유 기업 핼리버튼은 이날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3분기 실적 및 매출을 발표했지만 향후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3.1% 떨어졌다. 감세 효과가 끝나가는 데다 무역전쟁과 달러 강세 여파로 내년 이후 기업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다만 애플 등 주요 기술주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시장 예상을 웃도는 킴벌리-클라크 주가가 실적발표 이후 상승세에서 급반전해 3.5%가량 내려 마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도 3.3% 급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2.06% 내리며 가장 부진했다. 에너지주도 최근 유가 하락 여파로 1.10% 내렸다.
이탈리아가 이날 내년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럽연합(EU)에 전달하면서 유럽시장의 불안도 지속했다. 앞서 무디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Baa3’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점에 시장이 다소 안도하긴 했지만, 불안이 해소되지는 않는 양상이다.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이날 0.6% 하락 마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재정 적자 규모를 확대한 내년 예산안을 고수하겠다는 이탈리아 정부의 발표가 악재로 작용하며 초반 오름세를 지키지 못하고 일제히 하락세로 반전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10% 내린 7,042.80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62% 떨어진 5,053.31로 종료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 지수 역시 0.26% 하락한 11,524.34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부는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2.4%로 설정한 당초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제유가는 이날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05달러(0.1%) 상승한 69.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ICE)의 1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05달러(0.1%) 오른 79.83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실에 비판적이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의혹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중동 정세의 흐름에 주목하면서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국제 금값은 소폭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4.10달러(0.3%) 내린 1,224.60달러에 마감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값에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12월 FOMC에서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0.4%로 반영했다.
이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37% 가량 오른 96.02를 기록했다. 유로와 파운드 등이 이탈리아 예산안을 둘러싼 우려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 불확실성에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