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서울교통공사에서 불거진 고용세습 문제가 공기업 전반에서 만연한 일이었다며 국정조사 압박에 나섰다. 특히 정의당이 전날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도 함께 국정조사를 하자고 한 것과 관련 ‘물타기’라고 비판하며 야당답게 국정조사에 동참하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23일 국감대책회의에서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내걸어놓고 그 자리조차 내 사람들로만 채우려고 천문학적인 국민 혈세를 투입한 것이냐”며 “채용비리가 정말 용납할 수 없는 비리라면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즉각 수용하고 비리 척결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민주노총 일부 조합원이 한국당 당사로 몰려와 고용세습 국정조사는 정치공세고, 일자리 약탈이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기업의 나쁜 경영을 바로잡는 것이 노조인데, 노조운동의 본질은 망각한 채 정권의 하청업자로 추악한 갑질의 동업자가 되는 현실이 참담하다”라고도 지적했다.
정의당의 강원랜드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는 “야 3당이 발의한 국정조사요구서에는 모든 공공기관이 포함돼있으므로 당연히 강원랜드도 해당하는데 굳이 별도로 조건을 내건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서슬 퍼런 문재인 정권의 검찰이 그만큼 수사했는데도 모자라면 이 부분도 못 할 것 없지만 추악하게 물을 타는 것은 정의당답지 않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시 교통공사에서 발생한 채용비리가 인천공항공사, 한전KPS 등 공기업 전체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공정성과 공동체 정신을 파괴한 이런 비리는 청년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반사회적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과거 정부와 관련된 일에는 작은 단서만 나와도 압수수색영장에, 구속영장에, 과잉 대응했는데 관련자들이 반성 없는 태도를 보여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만큼 사법당국에서도 이번 사태를 엄정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여당은 국정조사를 수용해 과정은 편파적이고 결과는 정의롭지 못한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했고, 정의당에 대해서는 “차라리 솔직히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낫지 이런 식의 물타기는 정의당답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함진규 정책위의장은 정부의 단기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기획재정부가 청와대 개입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함 의장은 “기재부가 공공기관에 초단기 일자리를 압박했음이 국정감사를 통해 밝혀지고 그 과정에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돼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기재부가 업무네트워크 시스템 알림방에 올라온 문서에서 ‘BH(청와대 약칭) 요청’, ‘BH에 1차 보고’, ‘BH에서 자료 보완 요구’와 같은 문구를 삭제해 은폐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