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비정규직 정규직화, 무임승차라고 손가락질 할 수 없어"

다만 당위성과 별개로 비리 있었는지는 감사 요청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무임승차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느냐”며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특혜채용 의혹에 떳떳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 시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의역 김 군은 열악한 노동환경에도 자신이 다니던 회사가 서울메트로의 자회사로 전환되면 공기업 직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정규직이 되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노력했다”며 “우리 사회가 그런 젊음에 무임승차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느냐”는 내용이 담긴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김 군이 목숨과 맞바꿔 우리 사회에 던진 메시지”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교통공사 등에서 정규직 전환 특혜 논란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우리 청년들에게 너는 비정규직으로 들어왔으니 위험한 일을 하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끝까지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하시겠냐”며 되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해서 기존의 공채 정원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우리 젊은이들이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밖에도 박 시장은 “사회가 나아가는 길에는 부침이 있기 마련”이라며 “반대가 심했던 주 52시간 상한제, 청년수당, 뉴딜 일자리 등의 정책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고용 안정이 기본값이 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서울시는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가진 당위성과 별개로 채용과정에서 부정이 없었는지의 여부는 규명해야 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3시 감사원에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서울시는 최근 5년간 서울교통공사 임직원 및 전·현직 노조 간부들의 친인척 채용 여부나, 최근 5년간 전체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 과정에서의 위법 여부 ,올해 3월 무기계약직 일반직 전환 과정의 위법 여부 등을 감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사내 친인척 현황에 대해서도 감사 청구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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