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바이크는 국내 최초의 민간 공유자전거 서비스 플랫폼이다. ‘집 앞 1km의 동반자’를 지향하는 에스바이크는 첨단 IT기술을 접목시킨 공유자전거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에스바이크의 정수영 대표를 만나 사업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정수영 에스바이크 대표(가운데 맨 뒤)와 임직원들이 자사 공유자전거 ‘S-BIKE’를 ‘공유 하듯’ 번쩍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독자라면 한번 쯤 ‘따릉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공공자전거 서비스 ‘따릉이’는 서울시의 이른바 ‘공유도시 전략’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누구나 쉽게 따릉이를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 1,300여 개 대여소에서 운영되고 있는 따릉이 자전거는 약 2만 여대에 육박하고 있다. 누구나 쉽고 편하게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어 출퇴근 거리가 비교적 짧은 직장인이나 등하굣길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 최초 민간 공유자전거 플랫폼
그런데 최근 서울 곳곳에서 또 다른 공유자전거가 눈에 띄고 있다. 이 자전거는 따릉이와는 확연한 차별성을 보인다. 우선 디자인과 색상이 화려하다. 명확한 색 대비를 이루는 검정색과 주황색으로 구성되어 있어 어디서나 눈에 확 들어온다. 크기도 따릉이에 비해 큰 편이다. 겉모습은 소비자들이 구매해 사용하는 일반 자전거와 크게 차이가 없다.
이 자전거는 바로 IT스타트업 매스아시아가 운영하고 있는 공유자전거 ‘에스바이크’다.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에스바이크는 시범운영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정수영 에스바이크 대표는 말한다. “사용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습니다. 현재 400대 정도가 운영 중인데, 앱 다운로드, 가입자 수 등에서 나름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자전거를 늘리고 서비스 지역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국내에는 이미 수많은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카풀, 셔틀버스 등 친숙한 서비스 외에도 따릉이 같은 공공자전거도 공유 모빌리티에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에는 한 가지 맹점이 있다. 최종 도착점인 ‘집’ 까지는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카풀이나 셔틀버스 이용자들은 대개 운행 동선 중 집과 가장 가까운 승하차 지점을 통해 차량을 이용한다. 이는 따릉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따릉이는 이른바 ‘공용 도크 주차장’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집 앞에 도크가 없는 이상,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따릉이를 주차한 뒤 집으로 이동해야 한다. 결국 집에 들어가는 마지막 거리는 도보를 이동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에스바이크는 ‘집까지의 마지막 1km’를 책임지는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에스바이크를 이용하면 집 대문, 현관 앞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에스바이크는 단순한 공유자전거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자전거일 뿐이지만, 그 안에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위치, 통신, 제어, 관제 등 다양한 기술이 녹아있거든요. 집 앞까지 타고 간 뒤 그 자리에 그대로 나둬도 다른 이용자들이 찾아서 타거나 수거를 할 수 있는 건 바로 이런 기술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에스바이크에는 다양한 최첨단 기술들이 탑재돼 있다. 사용자는 예약 단계에서부터 이들 기술을 직접 접할 수 있다. 사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에스바이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를 거치면 그만이다. 따릉이 같은 기존 서비스들은 수많은 인증 절차 때문에 가입에만 30여분 이상이 걸리지만, 에스바이크는 단 10분이면 설치부터 가입까지 모든 걸 완료할 수 있다. 가입을 마치면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중심으로 인근 지도가 화면에 나타난다. 그리고 빨간 점으로 자전거 위치가 표시된다.
사용자가 빨간 점 중 자신과 가까운, 혹은 사용하고자 하는 자전거를 선택해 사용 시간을 포함한 관련 내용을 입력하면 모든 예약 절차가 완료된다. 이후 직접 자전거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락 해제’버튼을 누르면 자전거 뒷바퀴에 채워진 자물쇠가 풀리면서 이용이 가능해진다.
현재 에스바이크는 첨단 기술 기반의 차별화된 편의성과 입소문을 타며 국내 공유자전거 플랫폼 시장을 이끄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에스바이크가 운영 중인 자전거는 400대 정도. 약 1만3,000여 명 정도가 에스바이크 회원으로 가입했는데, 실제 활발하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약 1,300여 명 안팎이다. 대개 O2O 서비스에선 실제 이용자 수가 가입자의 10% 정도 되면 시장에 안착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이를 감안하면 에스바이크는 공유 모빌리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할 수 있다.
정수영 대표는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미비한 기술이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며 “공유자전거 시장에서 하나의 롤모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디자이너에서 공유경제 전문가로
정수영 대표가 공유자전거에 관심을 갖고 사업을 기획하게 된 건 아주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정 대표는 원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업계에서 꽤 유명한 디자이너였다. 특히 그는 사용자 경험(User exprience·UX)에 특화된 기술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정 대표의 손길이 닿은 몇몇 플랫폼은 ‘최고의 UX’를 갖췄다는 찬사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국내 모바일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부동의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의 ‘티맵(Tmap)’이다.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선 우선 소비자들이 추구하고 즐기는 최신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내야 한다. 정 대표도 이를 위해 항상 기술·문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스터디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우연히 접한 것이 바로 ‘공유경제’였다. 과거엔 소유 문화가 시장을 주도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소유가 아닌 ‘공유’가 경제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주장이 머리에 꽂혔다. 실제로 해외에선 우버,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기반 서비스가 전통적인 운수, 숙박 시장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었다.
그래서 정 대표는 공유 비즈니스에서 기회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분야가 모빌리티 시장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할까. 정 대표는 앞서 언급했던 ‘마지막 1km를 책임지는 수단’이 없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시장 조사에 돌입했다. 정 대표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택시를 예로 들어볼까요? 각종 자료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택시 이용 고객 중 절반 이상은 3km 이하 단거리를 이동한다고 합니다. 3km라면 자전거 주행으로도 충분히 이동할 수 있는 거리죠. 저희는 단거리 이동 고객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선보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사업적으로도 자전거는 최선의 선택이었습니다. 최근 미세먼지 급증 같은 환경문제가 급부상하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으니까요. 친환경 수단의 대표적인 플랫폼이 바로 자전거 아닐까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사업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이미 미국이나 중국 등에선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그래서 정 대표는 선진국 사례를 살펴보기 위해 우선 중국으로 향했다. 직접 눈으로 보고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했다.
중국 대륙은 정말 말 그대로 대륙이었다. 스케일 자체가 달랐다. 지하철역, 버스정류장, 쇼핑몰, 학교 등 어디에서나 쉽게 공유자전거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출퇴근길에 엄청난 ‘자전거 부대’가 도로 위로 쏟아지는 장관이 연출됐다.
그 중에서도 정 대표를 놀라게 한 건 공유자전거가 중국 시장에 가져온 일종의 나비효과였다. 그는 그 나비효과에서 공유자전거가 그 서비스 자체 이상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졌다고 했다. 무슨 애기일까?
[사진=차병선 기자] 정수영 대표는 “아이오톤 프로젝트를 기반삼아 종합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는 말한다. “현지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꽤 흥미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도로에서 자전거를 찾아보기조차 어려웠다고 하더군요. 급속한 경제 부흥 여파로 너도나도 자가용 구입에 집중하다 보니 자전거 인구가 현저히 줄었다는 거였죠. 그런 상황 때문인지 많은 1020세대들이 자전거 타는 법조차 배우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공유자전거가 도입되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답니다. 도시에 자전거가 다시 나타나면서 교통체증을 몸소 체감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전거 타기 붐’이 일었다는 거죠. 자연스럽게 아이들도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요. 그 같은 상황 변화는 제가 방문했던 청도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도시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정 대표는 ‘자전거에서 데이터를 보았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꺼냈다. 도로 위를 달리는 자전거가 마치 분석할 만한 가치가 있는 하나의 데이터처럼 느껴졌다는 것이었다. 정 대표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면 또 하나의 거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겠다는 직감이 들었다고 한다.
정 대표에게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내비게이션을 예로 들어볼까요? 주요 통신사, IT서비스, 포털업체들이 내비게이션 시장에 앞다퉈 진출한 이유는 바로 거기서 생성되는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이 검색하는 출발점과 도착점, 경유지 같은 지리적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면 방대한 양의 새로운 정보를 창출해낼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그런 데이터 정보를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사업에 적극 활용하고 있죠. 그렇다면 자전거는 어떨까요? 자전거도 이동수단인 만큼 충분한 정보를 생산해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자동차보다 더 디테일한 지리정보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그 효용가치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공유자전거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창출하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이유죠.”
◆공유 모빌리티와 블록체인의 만남
실제로 정수영 대표는 현재 에스바이크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오톤(IOTON)’이라 불리는 일종의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현재 국내외 IoT서비스는 디도스(DDoD·분산형 거부 공격) 같은 각종 해킹공격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각기 다른 브랜드들의 IoT기기들이 서로 호환되지 않아 모두 같은 기업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비효율성도 존재한다.
아이오톤은 이 같은 단점을 ‘블록체인’으로 극복하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고도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해킹에 안전한 IoT 환경을 만들고, 이종 브랜드간 연결을 지원해 ‘범용 IoT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구상에서 시작한 아이오톤은 현재 에스바이크 사용자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에스바이크에서 만들어진 정보를 범용 사물인터넷 플랫폼 구축을 위한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데이터 창출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동안은 사용자들이 제공한 데이터의 소유권을 플랫폼 사업자가 갖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그 어떤 사용자들도 자신이 알게 모르게 제공한 데이터가 얼마나 큰 가치를 갖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필자가 A회사의 냉장고, TV, 에어컨, 로봇청소기 등을 구매해 IoT환경을 구축했다고 가정해보자. 아침 몇 시에 TV를 켜고 가장 먼저 어떤 채널을 선택했는지, 에어컨은 주로 몇 시에 가동했고 몇 도를 적정온도로 맞췄는지 같은 사소한 정보가 모두 A회사 서버에 등록된다. A회사는 이런 정보를 기반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한 필자는 A회사로부터 그 어떤 대가도 받지 못한다. A회사도 데이터 사용에 따른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이오톤은 이런 상황에 변화를 꾀하려 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데이터를 받으면,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그 대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참신한 시도는 에스바이크를 통해 처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수영 대표는 말한다. “아이오톤이 본궤도에 오르면 에스바이크 사용자들은 주행 정보, 탄소배출 절감 등 다양한 데이터 요소를 기반으로 보상을 받게 됩니다. 그 보상은 아마 에스바이크를 포함해 이후 만들어질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인이나 캐시가 될 겁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아이오톤의 최종 완성은 2020년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에스바이크에 적용되는 건 그보다 이른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이미 데이터를 만들고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시스템이 자전거와 저희 서버에 구비되어 있으니까요.”
에스바이크에게 2019년은 매우 중요한 해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1년 여의 시범서비스를 끝내고 내년 3월 정식서비스 오픈에 나서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순 없지만, 꽤 많은 부분에서 지금보다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 게 정수영 대표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말한다. “우선 현재 400대 규모인 자전거를 점진적으로 5,000대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5,000대를 구비하면 서울과 인근 수도권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죠. 전국 서비스로 나아가려면 30만대 이상을 구비해야 하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론 자전거를 넘어 전동바이크 같은 다양한 모빌리티 하드웨어에 ‘공유 서비스’를 붙이려고 하고요. 자전거는 진정한 공유 모빌리티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의 시발점일 뿐이니까요. 물론 글로벌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유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해갈 저희 에스바이크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사진=에스바이크] 서촌업힐대회에 참가한 ‘스바잌’ 동호회원들.
◇도심 속을 질주하는 ‘스바잌족’
지난 2017년 11월 론칭한 에스바이크는 입소문 덕을 많이 봤다. 자전거 마니아들에게 빠르게 알려졌지만 회사 차원의 홍보 활동은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전민수 에스바이크 홍보팀장은 “마케팅을 위한 정답을 정해 놓고 사업을 시작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용자 반응을 통해 영감을 얻고, 그것을 적극 마케팅에 활용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래서 첫 단추가 중요했다. 우선 에스바이크의 마케팅 창구로 ‘페이스북’으로 선택했다. 에스바이크 자전거 바디의 주색상인 주황색을 활용해 ‘남자는 주황이지!’라는 콘텐츠를 만들어 포스팅했다. 그러자 평소 자전거에 관심이 많았던 사용자들이 즉각 반응하기 시작했다. 게시 글에 ‘좋아요’가 이어졌고, ‘꼭 한번 이용해 볼 게요’ 같은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이 같은 반응이 실제 사용으로 이어져야 마케팅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에스바이크 측은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했다. 그런데 반응이 전혀 예상치 못한 엉뚱한 방향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흔히들 ‘서촌마을’이라 불리는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인근은 도심에서도 특히 골목길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다. 수많은 골목을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는 자전거는 이미 그 지역 거주민들에겐 일상적인 이동 수단이었다. 그래서인지 지역민들에게 에스바이크가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에스바이크 ‘서촌 커뮤니티’가 생겨났다. 그들은 에스바이크를 줄여 ‘스바잌’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일종의 에스바이크 애칭이었다. 그리고 알음알음 커뮤니티를 통해 활동했던 이들이 에스바이크를 활용해 ‘서촌업힐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정수영 대표는 말한다. “에스바이크에는 기어가 없습니다. 오르막길이나 언덕을 오를 땐 그야말로 ‘허벅지가 터지는’ 고통을 느끼게 되죠. 그런데 에스바이크가 과거 기어가 없는 자전거를 탔던 분들의 향수를 자극했나 봐요. 에스바이크로 언덕을 누가 더 빨리 오르내리는지 승부를 겨루는 대회를 열겠다고 하더군요.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즉각 반응을 보였죠. 실제로 저와 몇몇 직원들이 대회에 참여했어요. 결과요? 아주 참혹하게 패하고 돌아왔습니다(웃음).”
서촌에서 시작된 업힐대회는 에스바이크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지난 9월초 서울 상암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서울 공유페스티벌’에선 각 지역 커뮤니티 회원이 모여 진정한 ‘업힐 라이딩’의 강자를 뽑는 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수영 대표는 “현재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회원들과 SNS를 통해 직접 소통하며 커뮤니티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유저들 속으로 파고드는 기발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