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사진제공=현대상선
정부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011200)에 1조원을 긴급 투입한다. 현대상선은 23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6,000억원과 전환사채(CB) 4,000억원 등 총 1조원을 발행하고 전액을 산업은행이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산업은행은 내년에 이번에 인수한 조건과 같은 조건으로 절반을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매각할 예정이다.
정부가 현대상선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현대상선이 2·4분기까지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 해운업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은 이번에 마련한 자금을 최근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 부산항 신항 4부두(HPNT) 지분 인수, 컨테이너 구입, 운영비로 쓸 예정이다. 현대상선은 우선 국내 조선 3사에 발주한 컨테이너선 20척(총 3조 1,532억원 규모) 건조 비용 중 10%인 3,153억원을 올해 안에 지급할 예정이며 HPNT 지분 인수를 위해 1,640억원을 써야 한다. 나머지는 컨테이너 구입과 운영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해운 시황 등을 고려해 향후 추가 지원 규모와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운임료가 하락하고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기본적인 원칙은 내년 상반기 이후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우선적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