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차 배우 정상훈이 세 아이의 아빠로서 “남은 2018년도 더더욱 열심히 달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 ‘로마의 휴일’,‘게이트’,‘배반의 장미’등 스크린은 물론,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 ‘데릴남편 오작두’ ‘빅 포레스트’ 등으로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정상훈을 만났다.
지난 1998년 SBS 드라마 ‘나, 어때’로 데뷔해 드라마와 뮤지컬에서 활약한 정상훈은 ‘SNL’ 시리즈를 통해 코미디 연기의 대세로 떠올랐다. ‘SNL코리아’ 속 ‘양꼬치앤칭따오’란 이름으로 불리는 게 익숙하지만, 그걸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했다.
배우 정상훈 /사진 =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저를 보시면 제일 먼저 ‘SNL코리아’를 말씀하세요. 그게 벌써 몇 년 전인데. 그럼에도 전 자부심이 있어요. 거기서 정말 많은 걸 배웠거든요. ‘양꼬치앤 칭따오’ 꼬리표는 내가 떼는 것 아니죠. 그것보다 중요한 건 제가 제일 잘하는 장르 배우로서 인정 받는 것이죠. 그럼 그 방법은 코미디 영화로 ‘배우 정상훈’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 뿐이죠. ”
코미디에 천부적 감각을 지닌 정상훈이 자신의 주 무기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 18일 개봉한 영화 ‘배반의 장미’(감독 박진영,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정상훈은 청산유수 입담을 지녔지만 정작 글은 못 쓰는 시나리오 작가 심선 역을 연기한다.
정상훈은 ‘배반의 장미’에 대해, “많은 분이 좋아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작품이다. 마니아적인 영화로도 볼 수 있다”고 평했다. 다만 그는 가벼운 코미디로는 보이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고 했다.
영화 ‘배반의 장미’ 스틸
영화 ‘배반의 장미’ 주인공 4인방 정상훈, 김인권, 손담비, 김성철 캐릭터 포스터
“‘배반의 장미’ 속 코미디가 가볍게 보여질까 봐 걱정했어요. 코미디 연기를 하면서 밀도 있고 진중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심선이란 인물이 기능적인 면을 많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칼을 잡아야 할까란 질문을 했을 때 ‘진지한 칼을 잡아야겠다’ 생각했어요. 다른 톤이었다면 설득이 쉽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렇다고 연극적으로 다가가면 오버 페이스가 될 수가 있거든요. 그 점을 신경썼어요.”
“이 영화는 저예산 작품이에요. 열악한 상황에서도 ‘잘 만들어보자’ 생각했죠. ‘작지만 이런 장르의 마니아층이라도 사로잡으면 내가 꿈 꾸는 것에 가지 않을까’ 싶었어요. ‘풍파와 비바람도 있겠지만 그 과정을 이겨내면 관객분들이 언젠가는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해요.“
정상훈은 ‘정상훈 식’ 코믹 연기의 1인자이다. 자유자재로 오가는 애드리브와 풍부한 표정은 그만의 무기다. 그는 ”작은 꿈이 있다면, 제가 잘하는 코미디 장르로 인정 받고 싶은 바람이 있다. “고 전했다.
“주성치 식의 개그, 짐 캐리 식이 개그가 있듯이 나도 그런 것을 만들어 내고 싶어요. 아직은 제가 제일 잘하는 코미디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주세요.”
배우 정상훈 /사진 =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상훈 /사진 =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정상훈이 가장 사랑하는 장르는 ‘코미디’ 이다. 인간 정상훈의 철학은 “삶에서 웃음, 그리고 코미디가 없으면 안 된다”이다. 그만큼 ‘웃음’은 그에게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힘들면 억지로라도 웃어보라고 하잖아요. 웃으면 기분이 이상하게 풀리니까요. 그래서 웃음 치료란 말도 생겨난 게 아니겠어요. 웃음은 빠른 속도로 전염 돼요. 관객을 만나서 해피한 에너지가 번지는 걸 경험했어요. 웃으며 기분이 풀리고 좋은 일이 생겨요. 아직까지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제가 배우로서 걸어가는 데 ‘웃음’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다둥이 아빠 정상훈은 2018년도 계속 열심히 달릴 예정이다. ‘탁상공론’을 제일 싫어한다는 그는 “배우는 움직이는 직업이다”는 해석을 내 놓았다.
“배우는 기회 자체를 만들어야 해요. 새로운 캐릭터도 만나보고, 실패도 있어야죠. 그래야 타율이 올라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들어요. 전 정말 노력형이에요. 노력만 한다면 언젠가는 장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천재는 금방 포기할 수 있어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 하니까 쉬 포기할 수 있거든요.”
“저도 힘들 때 늘 ‘7년만 해보자’고 스스로 다독였어요. 대부분 3년 정도 하면 ‘좀 잘하네’ 싶고, 4~5년 되면 거들먹거리다가 7년 정도 되면 겸손함이 생겨서 이걸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열심히 다쳐보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포기하지 않아요. 그게 아까워서라도요. 제 아이들도 그런 제 꾸준한 끈기를 닮았으면 좋겠죠.”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