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자외선 내성 가진 미생물 발견…화장품 소재 등 활용 기대

체르노빌 사고지역서 발견된 미생물 분리·인공배양 성공
'코리아'에서 이름 따와 '데이노코쿠스 코렌시스'로 명명

‘데이노코쿠스 코렌시스’ 유전체 지도/환경부 제공=연합뉴스

방사선과 자외선 등에 내성을 가진 새로운 미생물이 발견돼, 화장품 소재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23일 신종 미생물을 발견해 ‘데이노코쿠스 코렌시스’(Deinococcus koreensis)로 명명하고 기능성 생물 소재 활용을 위한 연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7년 6월 섬진강 유역에서 이 미생물을 처음으로 분리해 올해 3월 자연과 비슷한 환경에서 인공 배양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생물은 ‘코리아’에서 이름을 따와 ‘코렌시스’라고 명명됐다.


이 미생물이 분류된 데이노코쿠스 미생물은 방사선과 자외선에 강력한 내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역의 생태를 조사하던 과학자가 처음 발견했다. 데이노코쿠스의 대표 종인 ‘데이노코쿠스 라디오두란스’는 사람의 치사량에 해당하는 방사선인 7시버트의 1,400배를 넘는 1만시버트에 노출되고도 살아남았으며, DNA 손상조차 24시간 이내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심지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1998년 우주 실험에서 강한 태양광선과 방사선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별 손상 없이 귀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탁월한 생존력은 자신의 DNA 조각 연결을 통한 생체 재구축으로 손상된 DNA를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유하기 때문인 것으로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후 데이노코쿠스는 세포 자가복구 능력과 산화 스트레스 저항력(항산화력)이 주목받으면서, 방사성 폐기물 저감기술 분야나 의약품, 화장품 등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는 미생물이기 때문에 앞으로 환경 정화 물질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노화 방지 화장품 등 소재로도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장은 “발견한 배양체와 유전체 정보를 학계와 산업계에 제공해 연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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