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약전쟁' 사망자 5,000명…인권단체 "통계 축소 조작"

경찰 "마약사범 15만8,424명 체포…공무원도 582명 달해"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 초법적 처형 반대 시위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하는 ‘마약과의 유혈전쟁’ 과정에서 숨진 사람이 공식 통계로도 5,0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GMA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숨진 사람은 4,948명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까지 사살된 사람이 4,354명인 것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600명가량 증가한 것이다. 특히 지난 9월에만 94명이 목숨을 잃었다.


현지 경찰은 지금까지 마약사범 15만8,424명이 체포됐고 이 가운데 공무원이 582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 391명이 투약 등 마약과 관련한 범죄로 파면됐다고 설명했다.

인권단체들은 마약과의 유혈전쟁으로 1만 명 이상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들은 “필리핀 경찰이 사망자 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통계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올해 초 이와 관련해 제기된 초법적 처형 의혹을 두고 예비조사에 착수했고, 필리핀은 ICC 탈퇴를 신청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최근 “강력한 마약과의 전쟁 덕분에 마약 조직들이 필리핀에 마약 제조시설을 세우는 것을 중단했다”면서 마약 밀반입 업자들을 향해 “죽여버리겠다”고 공개 경고를 했다.
/이성문인턴기자 smlee9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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