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028150)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한 자회사·관계사들의 실적 부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자회사나 관계사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에 발목이 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GS(078930)홈쇼핑 자회사들의 적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온라인쇼핑몰 텐바이텐은 반기 순손실 5억 8,302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했고 GS텔레서비스( -1억 9,417만원), GSLL(-1억 6,352억원) 등은 적자 전환했다. 매출도 적신호가 켜졌다. GS텔레서비스는 상반기 매출액이 182억원으로 전년(351억원)보다 50% 가량 줄었고, GS구상무유한공사는 1억5,433만원으로 전년(3억원) 대비 급감했다. 텐바이텐과 GSLL도 상황은 비슷했다.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추진했던 지분투자도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GS홈쇼핑은 허 부회장의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독려 아래 지난 2011년 이후 타 법인에 대한 직간접 투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 현재 관계기업 투자자산은 1,512억원, 국내외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3,00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GS홈쇼핑이 지분투자를 한 기업 19 곳 중 흑자를 낸 곳은 중국 법인인 차이나홈쇼핑, 버즈니, 다노, NHN페이코, ODK미디어 등 5곳에 불과했다. 쇼핑 사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벤처펀드에 유한책임출자자(LP)로 자금을 투자했던 ‘전남창조경제혁신펀드(지분율 43.48%)’와 ‘KIF-스톤브릿지 IT전문투자조합(33.33%)’ 역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해외 사업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2003년 해외사업팀을 꾸리고 글로벌 사업기반을 구축해왔다. 2009년 11월 인도를 시작으로 태국,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터키, 말레이시아, 러시아 등 9개국에 홈쇼핑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GS홈쇼핑이 설립 20주년을 맞았던 2014년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지사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 법인 대부분이 역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GS홈쇼핑은 손실을 냈던 회사(중경GS구물유한공사)나 해외 법인(터키사업부)을 청산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리해왔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누적 손실을 낸 계열사들은 청산하거나 흡수합병을 했지만 지금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에 따라 원매자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