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발목잡는 환율... 10원 오를때마다 조 단위 자금 이탈

달러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로부터의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조 단위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달러 강세 전망의 근거는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와 불안정한 증시,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유럽의 내년 예산안 관련 진통,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난항 등도 달러 강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다. 외국인투자가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오를수록 국내 투자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초 1,060원 안팎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최고 1,144원까지 올랐고 외국인들은 이달에만 3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면 자금 이탈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140원까지 오르면 약 2조원, 1,200원까지 오르면 7조원의 외국인 자금이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자금은 이미 이탈을 시작했다”며 “2016년 이후 한국으로 유입된 27조6,000억여원의 외국인 자금 중 남아 있는 자금은 약 20조원으로 향후 한국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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