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24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의 취업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시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면서도 직원 선발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 엇박자 행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서울시가 의혹만 키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교통공사의 고용세습 의혹에 대해 서울시는 지난 23일 감사원에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공익감사 청구를 접수시켰다. 서울시는 “사안이 엄중하고 서울시 자체 조사로는 대내외적 신뢰성·공정성에 한계가 많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한 지 하루 뒤인 24일에는 서울시 부시장이 직접 나서 의혹에 대한 결백함을 적극 해명했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채용비리 의혹은) 명확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정치공세의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며 “외부에서 이야기하는 부정 채용이나 비리가 조직적으로 있을 수 없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일반 시민은 물론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취업에 민감한 취업준비생들은 서울시가 의혹만 키우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 취준생은 “교통공사 채용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판단되니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을 것인데 또 하루 만에 의혹을 부인하는 기자회견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만약 감사원 감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서울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지 말던지 의혹을 부인하지 말고 감사원의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