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034020)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 글로벌 발전 시장 침체 등으로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을 계열사로 전출 보내고 유급휴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직원들 중 일부를 ㈜두산이나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등 계열사로 전출 보내고 유급휴가를 보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두산중공업이 올 연말께 임원을 대상으로 최대 50% 감원을 실시하고, 내년에 전 사업 부문에 걸쳐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방안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산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을 계열사로 전출하는 것을 포함해 경영환경 극복을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항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이 직원들을 계열사로 전출까지 보내면서 비용 절감에 나서는 것은 별도재무제표 기준 전체 매출액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발전 부문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두산중공업의 작년 발전 부문 매출액은 4조 6,332억원으로 전년(5조 2,409억원) 대비 11.6% 줄어드는 등 수년째 일감이 줄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도 2조 656억원에 그쳐 작년 절반에도 못 미친다. 두산뿐만 아니라 GE와 지멘스 등 글로벌 업체들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중공업 부분의 실적 악화가 문제다. 중공업 관련 부문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5조 7442억 원, 영업이익은 190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7.4%, 33.8% 감소했다. 중공업 실적은 올해도 악화됐다. 올 상반기 2조 5812억 원의 매출과 1288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5%, 6.96% 더 줄었다.
여기에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사업 기반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어 향후 재무 부담이 더 커질 우려도 있다. 두산중공업의 올 2·4분기 자기자본비율은 37.71%로 대기업 56.33%, 기계전기전자 64.91%보다 크게 낮다. 부채비율은 무려 165.21%로 대기업 77.52%과 기계전기전자 54.05%를 크게 밑돌았다. 안정성 지표 악화에 두산중공업은 지난 8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밥캣 지분(3,681억원 규모)를 전량 처분해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기도 했다. 또 3월에는 두산엔진 지분 42.6%를 사모펀드에 822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도 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