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않는 테너 도밍고, 26일 잠실무대 울린다

7번째 내한공연…10여곡 노래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77세 나이에도 노래를 계속할 수 있는 비결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사랑 때문입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 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시기가 오겠지만 지금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축복이자 특권이죠. 음악을 통해 조수미와 같은 세계적인 음악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도 저의 원동력입니다.”

‘세계 3대 테너’ 중 하나인 스페인 출신 성악가 플라시도 도밍고가 오는 26일 또 한 번 한국 무대에 오른다. 올해 77세를 맞은 플라시도 도밍고는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령임에도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비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1991년 처음 내한공연을 가진 도밍고는 이번이 7번째 한국 공연이다. 나이 때문에 지난 2016년 내한 때도 마지막 공연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도밍고는 맑은 목소리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2년 만에 다시 한국 무대를 택했다.


도밍고는 “맨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굉장히 벅찬 사랑을 느꼈다”며 “라틴어권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이렇게 깊은 선율과 부드러운 소리를 가진 곡을 찾기 힘들다”고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어 “한국어 노래를 좋아해서 기회가 된다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도 다른 노래로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도밍고는 이번 공연에서 소프라노 임영인과 함께 앵콜곡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부를 예정이다. 이어 그는 “세계적 음악가가 앞으로 한국에서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한국은 자녀들에게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등 악기를 하나씩 다룰 수 있도록 가르치는데 이 점을 굉장히 높게 산다”고 전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24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내한공연 기자간담회에서 공연 설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밍고는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 마련되는 26일 무대에서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중 ‘겨울폭풍은 달빛에 사라지고’, 드보르작 오페라 ‘루살카’ 중 ‘달님에게’ 등 오페라 가곡뿐만 아니라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즈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투나잇(tonight)’을 비롯해 마스네 오페라 ‘타이스’ 중 ‘피날레 듀엣’ 등 약 10여 곡의 주옥같은 명곡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세계적인 프라마돈나 아나 마리아 마르티네즈가 플라시도 도밍고와 한 무대에 설 예정이다. 아울러 도밍고의 오랜 파트너이자 지난해 파바로티 서거 10주기 기념 공연에서 지휘를 맡았던 유진콘이 도밍고를 위해 다시 지휘봉을 잡는다. 연주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가 함께하며, 소프라노 임영인이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하여 더욱 풍성한 공연을 예고한다.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와 함께 세계 3대 테너로 불리는 도밍고는 1957년 바리톤 가수로 데뷔했고 1961년 미국에서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로 출연한 뒤 50여 년 간 테너로 활동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런던 로열오페라, 밀라노 라 스칼라,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등 전 세계 최고의 오페라 극장에서 수십 년 간 뛰어난 테너로 대활약한 그는 지난 2007년 인터뷰를 통해 “테너에서 다시 바리톤으로 돌아간다”고 발표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플라시도 도밍고 /사진제공=소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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