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 전문포털 ‘잡코리아’가 공개한 한 설문조사 결과는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등 총 755명을 대상으로 ‘스타트업’의 취업 의향을 묻자 응답자 중 76.3%가 ‘그렇다’고 답한 것. 스타트업 취업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54.3%)’였다. 이 외에 ‘정해진 업무 없이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31.4%)’,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에서 근무해보고 싶어서(19.8%)’ 등도 스타트업의 매력으로 꼽혔다.
이 같은 설문조사는 취업시장에서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영세하고 불안정한 업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에 갇혀 있던 스타트업 분야에서 각종 혁신적인 사업 모델이 나오고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면서 생겨난 것. 부동산 분야도 마찬가지다. 젊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인재들이 하나둘 모여들면서 업계의 기존 틀을 바꾸고 있다. 또 커가는 성장 속도만큼 채용 규모도 대폭 늘고 있어 부동산 스타트업에서 근무를 희망하는 인재들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스펙’?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 = 부동산 스타트업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야가 바로 중개 관련이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스테이션3’가 운영하는 오픈형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있다. 이 회사는 현재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재 채용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다만 정기공채 대신 필요한 분야에 한정해 수시 채용형식으로 인재를 모은다. 현재는 서비스개발팀과 기획팀의 채용을 진행 중이다. 기획팀은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고 기존 사업 영역을 개선하는 등의 업무를 맡으며, 서비스개발팀 업무는 다방의 웹과 앱을 개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분야다. 1차 서류전형, 2차 실무진 인터뷰가 있고, 필요에 따라 3차 경영진 인터뷰를 진행한다. 면접의 경우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지원자와 회사가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로 마련된다 .
국내공유 오피스 업체의 선두주자인 ‘패스트파이브’도 매년 신입 사원과 경력 채용을 병행해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 공채보다는 수시 채용 형식이 주로 적용된다. 현재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커뮤니티 매니저(입주사 간 네트워킹 담당), 사업 개발 매니저 등의 인재를 찾는 중이다. 채용 과정은 2단계로 치러진다. 서류 전형과 면접 전형이다. 서류는 이력서를 주로 요구한다. 이후 면접 전형에서 지원자가 지내온 삶의 이력과 업무 능력 등 전반을 파악하게 된다. 패스트파이브 역시 전공 및 나이 제한을 두지 않는다.
‘야놀자’도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다. 특히 야놀자는 올해 R&D(연구개발), 마케팅, 디자인 등 분야에서 총 400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이 중 현재 200여 명의 선발을 끝낸 상태다. 모집 분야 중 부동산과 관련된 부문은 ‘건축·인테리어 기획설계’와 ‘인테리어 시공’ 분야다. 야놀자 역시 지원자의 자격 제한은 두지 않고 있다. 다만, ‘건축·인테리어 기획설계’와 ‘인테리어 시공’ 분야는 현재 경력사원을 모집 중으로 관련 업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
이들 스타트업 채용의 공통점은 ‘스펙’ 등 기존 기업에서 평가하던 항목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스타트업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인지, 회사와 함께 얼마나 성장할 열정을 가지고 있는 지를 중요하게 살펴본다.
◇ 구성원 간 자유로운 소통 등 장점 =부동산 스타트업의 최대 강점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내 문화다. 특히 회사 구성원이 2030 세대 위주인 탓에 직원들 간 소통도 기존 대기업 보다 훨씬 수월하다. 다방의 경우 직급명으로 상하관계를 나누지 않고 모든 구성원의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수평적인 문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회사 대표인 한유순 씨도 사내에서 ‘유순님’이라고 불린다. 패스트파이브도 자유롭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장점으로 꼽힌다.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복지 혜택도 제공한다. 야놀자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극대화하고자 부서별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하고, 중식과 석식을 무한으로 제공한다. 전국 제휴처에서 사용 가능한 ‘야놀자 100만 포인트’도 지급하며, 교육비·도서 구입비·건강검진비 등도 지원한다. 다방의 경우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리조트도 지원한다. 업무 관련 교육비, 자녀 학자금, 계열사 할인 혜택 등도 사내 복지를 위해 마련했다. 패스트파이브도 눈치 보지 않고 휴가를 쓸 수 있도록 독려하는 분위기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