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인간의 새로운 삶 이끌어야"

美 대표작가 포드 '박경리문학상'

2018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포드가 25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영어로 번역된 ‘토지’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문학이란 인간이 새로운 삶을 이끌어나가게 해주는 효율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을 해내는 작품들은 모두 훌륭하다고 할 수 있어요. 어느 것이 좋다고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요.”


미국 당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이자 제8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리처드 포드(74)가 25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좋아하는 책이나 작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박경리와 한강의 작품도 그런 훌륭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 정신을 기리는 국제 문학상인 박경리문학상의 올해 수상자로 선정돼 내한했다.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 출신인 포드는 캘리포니아대에서 문학 석사 학위를 받고 경찰, 잡지 편집자, 대학 강사, 스포츠 잡지 기자 등 다양한 일을 하다 지난 1976년 ‘내 마음의 한 조각’으로 등단했다. 1986년작 ‘스포츠라이터’로 이름을 알렸고 후속작 ‘독립기념일’은 1996년 미국 문학사상 최초로 퓰리처상과 펜·포크너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12년작인 장편소설 ‘캐나다’로는 프랑스 페미나외국문학상, 미국도서관협회의 카네기앤드루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적 삶을 통해 동시대의 미국 사회를 냉정한 시선으로 치밀하게 그려내 ‘가장 미국적인 소설을 쓰는 작가’로 불린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작가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보여주려는 낙관주의적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우창 박경리문학상 심사위원장은 “보통 사람의 보통의 삶, 고통과 비극을 멀리할 수 없는 보통의 삶, 그 속에서 성실한 삶의 가능성을 찾아내는 작가”라고 표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포드는 “내 소설은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전 세계의 모든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문학을 하는 것이 내 목표”라며 “우리가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살지만 결국 사랑과 공포·기억·후회 등을 지닌 인간, 공통성을 가진 인류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박경리의 ‘토지’ 영어판을 보여주며 “실제로 경험한 역사 속 삶을 통해 알 수 없는 인간의 삶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삶에 대한 확증이자 진실이 녹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토지’ 같은 위대한 문학의 특징”이라고 경의를 표했고 최근 읽은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도 극찬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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