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tune's November Book Review] 초격차 外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8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초격차

권오현 지음 / 쌤앤파커스 / 18,000원

<‘삼성 반도체 신화’ 일등공신, 33년 경영 현장을 기록하다>

국내외 유수의 언론들이 삼성전자 반도체를 세계 1위로 도약시킨 일등공신으로 현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저자 권오현을 꼽는다.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처음 삼성에 입사한 저자는 이후 혁혁한 성과를 통해 마침내 삼성전자 회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17년 삼성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의 패자가 된 비결로 초격차 전략을 꼽았다. 많은 사람들은 궁금해했다. 도대체 삼성전자 초격차 전략의 실체는 무엇인지. 또 삼성전자를 세계 1위 반도체 회사로 만든 권오현 회장의 리더십은 어떤 것인지. 막연한 추측만 실은 책들도 이 두 가지 이름만 달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 책은 권오현 회장이 직접 서술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의 실체와 자신의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까지도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자의 생생한 현장 기록인 셈이다.


경제학의 모험

키시타이니 지음 / 김진원 옮김 / 부키 / 20,000원

<핵심만 간결하게 추려낸 재밌는 경제학 강의>

경제학자들에 대한 신뢰가 예전만 못하다. 경제학의 권위도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경제학의 주요 개념과 그 줄기를 이루는 거장들의 사상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들이 다루고 고민했던 것들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경제 문제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경제학 주요 이론의 핵심만 추려 쉽고 재밌게 풀어낸 책이다. 까다로운 경제학 개념, 낯선 경제 사상도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엔 친숙해지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경제학의 무거운 내용들을 ‘가볍게’ 소개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오늘날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것의 한계는 무엇인지, 왜 여전히 그 개념과 사상이 의미가 있는지도 균형 있게 설명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나 마르크스처럼 잘 알려진 사상가 외에도 데이비드 리카도, 앨프리드 마셜, 프리드리히 리스트, 아서 피구, 소스타인 베블런, 존 메이너드 케인스, 조지프 슘페터 등 경제학에 영향을 끼친 기라성 같은 경제학자들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홍재화 지음 / 좋은책만들기 / 17,000원

<코트라 출신 기업가가 쓴 무역환경에 대한 모든 것>

‘글로벌 경제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는 코트라를 거쳐 무역회사 필맥스를 창업한 홍재화 대표가 35년 가까이 되는 무역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요인을 분석한 책이다.

홍 대표에 따르면, 해외시장에서 한국상품을 파는 데에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따라서 어떤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고려 중이라면 품질과 가격 외 요인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특히 무역에 ‘정치 변인’이 차지하는 위상을 신생 무역업체들이 과소평가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또 인터넷의 발달이 무역구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이나 새로운 결제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트코인이 무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풀어놓고 있다. 책 사이사이에 저자 자신의 경험담인 ‘실제로 장사를 하다 보면’ 코너를 집어넣어 생생한 현장감도 느낄 수 있다.


투자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심리, 로스

짐 폴, 브랜던 모이니핸 지음 / 신예경 옮김 / 메디치미디어 / 14,000원

<핑크빛 투자 성공을 꿈꾸기 전 실패하지 않는 법부터 배워라>

투자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가진다. 이들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투자 비법이 숨겨져 있어 이들처럼만 하면 자신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큰 문제가 있다. 성공한 투자자들이 말하는 ‘비법’은 말하는 사람에 따라 모두 제각각이고 심지어는 상호 모순적이기까지 하다. 누구는 타이밍에 집착하면 안 된다고 하고, 누구는 타이밍이 핵심이라 말하는 것이 그 예이다. 이렇게 상반된 여러 주장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주장을 받아들일 것인지 고민해야 할까? 이 책의 저자인 짐 폴과 브랜던 모이니핸은 확실치 않은 성공 비법을 쫓기보단 실패를 공부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주장한다.

실패는 성공보다 간단하고 이유를 찾기도 쉽기 때문이다. 실패를 공부하다 보면 성공은 못하더라도 실패는 멀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들의 해석이다. 투자 실패 경험이 많은 독자들이 일독할만한 책이다.


블록체인 사용설명서 101가지 이야기

전중훤, 온인선 지음 / 제8요일 / 15,000원

<미래 기술 블록체인, 101가지 비즈니스와 만나다>

블록체인을 설명하는 도서들이 범람하고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가 워낙 이슈인 까닭에 대부분 블록체인 책들은 그 복잡한 기술을 설명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기 일쑤다.

하지만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이 책은 이 같은 물음에서 시작해 탄생했다. 인터넷을 예로 들어보자.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 인터넷이 어떤 기술 메커니즘으로 작동되는지는 반드시 알 필요가 없다. 그저 기술로 구현된 솔루션을 이용하면 될 뿐이다. 일반 기업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통해 어떤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일 뿐, 인터넷 기술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은 극히 소수다.

이 책은 블록체인의 상세 기술보단 이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연결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 사례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기술해 블록체인이란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블록체인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엿보고 있는 예비 창업가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책이다.


최고의 엔지니어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다쿠미 슈사쿠 지음 / 김윤정 옮김 / 다산사이언스 / 14,000원

<로드맵 설계에서 실천 방안까지…엔지니어 맞춤형 성장 전략서>

다쿠미 슈사쿠는 일본 산업계에서 30년 경력을 쌓은 베테랑 엔지니어다. 기술개발 속도가 빠른 IT 분야를 비롯해 10년 차나 돼야 일머리가 트인다는 플랜트 분야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후배 엔지니어들의 멘토로도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소모되는 엔지니어가 아닌 성장하는 엔지니어가 되어야 한다”고 평소 주장해왔다. 그리고 이 주장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체계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출판 목적에 부합하게끔 이 책에는 엔지니어 경력 설계에서부터 스킬 향상 로드맵까지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일류 엔지니어로 도약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정리돼 있다. 이제 막 이 길로 들어선 초년생들을 위해 선배가 마음을 담아 쓴 ‘엔지니어 맞춤형 성장 전략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공학기술 대중화를 위해 한국공학한림원과 다산사이언스가 함께 기획한 세만공 총서 4권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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