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무역전쟁 한국경제 덮쳤다] 현대차, 영업익 76%↓ '빅 쇼크'

3분기 2,889억 8년만에 최악
환율 불안·안전비용 증가 이어
美시장 도매판매도 4.1% 줄어


현대자동차가 8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시장이 쇼크에 빠졌다. 8,000억원을 예상했던 분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 수준에 그치면서 현대차(005380) 주가는 6%나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미국 시장의 도매판매가 4.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대까지 추락했다. 특히 부문별 영업이익에서 금융 등을 제외한 순수 자동차도 2,520억원 손실을 입었다.

25일 현대차는 3·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감소한 2,889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익이다. 회계기준 변경 전까지 따지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4분기(1,538억원) 이후 9년 반 만에 최악이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현대차의 3·4분기 실적을 8,000억~8,5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어닝쇼크’다. 2·4분기 영업이익(9,508억원)이 29% 감소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4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1조원을 밑돌았다.


현대차의 3·4분기 실적을 보면 외형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매출액은 24조4,3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했다. 판매량은 중국을 제외할 경우 0.3% 늘었다. 국내판매도 추석 연휴의 영향이 있었음에도 17만1,443대를 기록해 1.4% 줄었다. 선방이다.

문제는 원가와 비용처리에서 발생했다. 매출원가율은 전년동기 대비 2.8%포인트 높아진 84.9%를 기록했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원화 대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떨어지는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인 것이 원가에 부담이 됐다. 여기다 품질 문제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 현대차가 엔진과 에어백 결함 등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적용한 엔진진단신기술(KSDS) 개발 비용과 리콜에 따른 판매보증비용 등이 5,000억원가량 들어갔다.

현대차는 3·4분기 성적표보다는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병철 부사장은 “품질 문제를 사전에 예방했고 미국 시장에서 신차 효과가 나타나며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요가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차 위주로 판매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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