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미대에서 누드 크로키 실습 도중 동료 남성 모델의 나체사진을 촬영해 인터넷에 유포한 여성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과 피고인측 모두 ‘양형 부당’을 주장했다.

25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부(이내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모(25) 씨의 항소심에서 검찰 측은 “범행의 죄질과 피해 정도를 검토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추가 이수명령을 선고해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진이 유출된 커뮤니티) 워마드 특성상 남성이 노출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면서도 분노 표출을 위해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범행을 시인하과 반성 의사를 표하는 것은 증거에 비춰 범행을 부인하기 어려워 그런 것”이라며 “피해자가 누드모델로서 단정하지 않아 범행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에 재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자살 충동을 겪고 있다”며 “성별과 관계없이 누구도 의사에 반해 신체 중요 부위를 촬영하거나 유포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하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고인 측은 “이 사건은 피고인이 동료의 태도 문제를 지적하려다가 시작된 것으로 다른 (성범죄) 사건과는 결이 다르다”며 “누드모델의 특수성 때문에 성폭력 사건이 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성 관련 사건이 법적인 방식으로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고, 워마드 게시판을 보며 위로받았다”며 “어떤 마음으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고인 측은 “5개월가량 수감 생활하며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초범이라는 점을 참작해 가벼운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피고인 안 씨는 “지난날 저는 화가 가득한 사람이었다. 피해자에게 큰 고통과 피해를 드렸다”며 “구치소에서 5개월 살면서 제게 더 엄격한 사람,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려를 매일 실천하며 남에게 하루하루 조금이라도 봉사하는 삶을 살면서 죄를 갚아나가겠다”며 “부디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씨는 올해 5월 1일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에 자신이 직접 찍은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올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8월 13일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선고는 내달 15일로 예정됐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