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미래 일자리 변화 준비해야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세계경제포럼(WEF)은 오는 2020년까지 기존의 일자리 710만개가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이를 대체할 것이라고 했다.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는 지난 2016년 초등학교에 입학한 어린이의 약 65%가 현존하지 않는 새로운 직업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챗봇·로봇어드바이저 등 사람을 대신하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데이터분석가 같은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의 변화가 이미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일자리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여기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미래 일자리 변화에의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재직자들의 직무 내용과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기술 진보는 일차적으로 기존의 직무에 영향을 미친다. 기본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의 중요도와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현직 인력은 컴퓨터 혹은 로봇과 협업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이와 관련한 기술 역량을 쌓아야 한다. 기존 업무에서 자동화가 가능한 부분은 자동화할 것이고 사람은 고부가가치·창조적 업무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일의 범위·의의부터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주요 직업별로 자동화가 가능한 직무의 분석 내용과 기술 동향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좋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해부터 사람이 하던 매출 예측 업무를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고 관련 회의 시간도 줄였다. 이를 통해 절감한 시간은 고객 가치 제고에 활용된다.


둘째, 산업의 변화에 따른 일자리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 스마트공장 확산, 산업 간 융합 등으로 산업지형이 변하고 있다. 산업구조가 변화하면 기존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 이로 인한 기술 실업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직업이 요구하는 직무 공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재직자·고등교육 개편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독일에서는 스마트공장 도입으로 단순 직무가 데이터 분석, 엔지니어링, 부품, 설비 점검 및 수리 등의 정보기술(IT) 활용 직무로 대체된 것으로 분석됐다. 즉 기업 내 업무가 사라지는 경우 회사나 국가가 재교육이나 고급기술 습득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셋째, 일자리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통적인 일·직업의 개념이 달라질 것이다. 도서 ‘전문직의 미래’에서는 미래 세대가 평생 여러 직업을 거쳐 갈 것이라고 예견하기도 한다. 현재의 제도권 교육 방식으로는 이에 대응하는 인력의 양성이 어렵다. 교육이 혁신돼야 한다. 아이들에 대해서는 개인의 잠재력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열린 창의 교육’을 해야 한다. 고등교육과 재직자의 경우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도록 해야 한다. 창의와 문제 해결 역량 습득 수단으로 코딩과 컴퓨팅 사고 교육을 제언한다. 또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평생교육’ 시스템도 정착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변화에의 대응은 개인과 국가·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기존 일자리의 감소는 생각보다 더디게 일어날 것이다.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철저한 준비로 4차 산업혁명을 일자리 대창출의 기회로 만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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