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브라질 주식시장은 예외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25일 기준 이달에만 6% 상승했는데 지난 6월 저점과 비교하면 약 4개월 만에 20% 넘게 오른 것이다. 브라질 증시 호황에 국내 시장에 설정된 브라질 펀드의 수익률도 돋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브라질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21.44%로 글로벌 펀드 중 압도적인 성과를 거뒀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3.9%로 최근 급락세를 보인 북미 펀드(3.13%)를 제치고 가장 높았다.
브라질 펀드 중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펀드는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펀드’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25일 기준 1개월 19.88%, 3개월 6.87%의 수익률을 거뒀다. 미래에셋연금브라질업종대표펀드는 브라질 증시를 구성하는 업종별 1등주를 고루 담아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브라질 최대 은행인 이타우유니방코홀딩스(10.29%),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8.76%) 등이 상위 종목에 포함돼 있다.
브라질 증시의 상승세를 이끄는 요인은 정치적인 불확실성 해소로 평가된다. 28일(현지시간) 예정된 대선 결선투표에서 우파로 분류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데 이 경우 재정적자 해소 등 증시에 긍정적인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질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가 7%가 넘고 5년 후에는 전체 인구 중 약 28%가 연금을 받게 돼 연금지급액과 의료보험·공공부문의 급여 등 개혁이 절실히 요구돼왔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친시장적 성향을 가진 보우소나루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시기에 환율과 증시가 회복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와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라질 증시가 신흥국 위기 고조 탓에 올해 급등락을 반복해왔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4분기 브라질 펀드는 9.71%의 수익을 올렸지만 2·4분기에는 -24.06% 수익률로 크게 고전했다. 최근 3개월 동안 빠르게 하락분을 만회하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남아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