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토일 오리지널 ‘플레이어’에서 왕지혜는 대선 후보인 남편의 뒤를 봐주는,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하는 류현자로 등장. 이중적인 면모를 실감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만들었다.
특히 특별출연인 만큼, 많지 않은 분량에도 매 등장마다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 아우라를 풍기며 차별화된 악역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명품 연기를 선보여 눈길을 모은 것.
지난 7회 방송에서 권력의 잔혹함을 표출하는 가해자로 첫 등장한 왕지혜는 기품 있는 자태와는 달리, 남편 김성진 의원의 죄를 은밀하게 덮어주며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악행으로 숨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이어진 8화 방송에서 후보자들의 부인들 앞에서는 직접 김장을 담그고 커피를 타 마시는 등 한 없이 상냥한 태도였지만 그들이 자리를 떠나자 순식간에 표정이 돌변, 고무장갑을 벗어 던지는 겉과 속이 확연히 다른 치떨리는 이중성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여기에 지난 27일 방송된 9화에서는 자신이 주도했던 일의 비리가 온 천하에 드러나 검찰에 출두, 구속까지 이어지는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도 고고한 자세로 일관하는 냉혈한 악인의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해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었다.
이처럼 왕지혜는 짧은 등장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한 것은 물론, 온화한 표정에서 어느새 살벌한 눈빛을 발산하는 온도차 연기로 극의 몰입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며 특별출연의 좋은 예를 남겼다.
부패한 권력의 처참한 말로를 그린 왕지혜의 열연은 빛났고, 이번 ‘플레이어’를 통해 배우로서 진가를 여실히 드러내며 ‘믿고 보는 배우’로 다시금 자리매김했다.
이에 왕지혜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