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피어싱을 모자에 부착한 피어싱캡을 발표했을 땐 폭발적인 인기를 끌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었어요. 그런데 카피 제품까지 나올 정도로 호응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도 패션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로 알쉬미스트를 키우고 싶습니다.”
원지연(27·사진) 알쉬미스트 공동대표는 2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디자인에 좀 더 힘을 주는 콜렉션 라인과 상품성에 좀 더 무게를 둔 컨템퍼러리 라인을 둘 다 운영하되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최대한 구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 대표는 “가수 씨엘(CL)이 착용해 유명해진 피어싱캡처럼, 일반적으로 의류에 부착하지 않는 액세서리를 옷에 끼우는 게 저희 디자인의 특징”이라고 브랜드의 방향성을 설명했다.
원 대표는 지난 2013년 알쉬미스트를 론칭한 이후 곧바로 도쿄패션위크에 참가하면서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욕패션위크와 국내 서울패션위크의 최연소 참가자라는 것도 존재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그러나 알쉬미스트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6년 투애니원(2NE1)의 CL이 알쉬미스트의 피어싱캡을 쓰면서부터다.
CL이 썼던 피어싱캡엔 알쉬미스트의 디자인 철학이 담겨 있다. ‘탈이분법’이다. 의류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던 피어싱을 의류와 접목시켜 ‘의류가 아닌 것’과 ‘의류인 것’ 사이의 이분법을 탈피한 게 피어싱캡의 본질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알쉬미스트는 유니섹스 위주로 상품을 꾸리고 있다. 원 대표는 “가령 여성 의류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레이스나 씨스루 패션에 마초적 느낌의 가죽이나 데님을 결합하는 것처럼 상반된 느낌을 극대화해 디자인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런 디자인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도 관심을 끌었다. 미국 에이치로렌조, 하입비스트로부터 제품을 수주했고 해외 셀렉트숍인 꼽히는 레인크로포드·IT·안토리오리 등에도 입점했다. 최근에는 미국 유명 래퍼인 켄드릭 라마가 알쉬미스트의 바지를 입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 대표는 “컬렉션 라인업의 경우 해외 매출이 70~80%를 차지하고 있다”며 “해외 온라인 소매는 카페24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