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랴 애 키우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는 40대 워킹맘이 아이돌에 빠졌다. 워너원, 그 중에서도 센터 강다니엘에게. 강다니엘은 지난해 음악방송 엠넷(Mnet)의 ‘프로듀스 101 시즌2’에 등장하면서부터 30~40대 여성들의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한 분야에 극도로 심취한 마니아를 뜻하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파생한 신조어 ‘덕후’ ‘덕질’이 그의 일상이 됐다.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의 부제는 ‘본격 늦바람 아이돌 입덕기’. 필명으로 에세이 책을 낸 저자의 실제 직업은 일간지 기자이다. “별로 잘 생기지도 않았더구만, 뭐가 그렇게 좋은 거냐?”고 묻는 후배에게 저자는 “지성인답게, 논리적으로 차분히 설명해야 할 때다”라며 말문을 연다. “강다니엘의 매력을 꼽자면 셀 수가 없다. 귀엽고, 잘 웃고, 해맑고, 배려심 있고, 피지컬 좋고, 댕댕이 같고…몇 분간 장황한 설명은 이어진다. ‘잔망미’와 ‘섹시미’가 공존하는 강다니엘의 묘한 매력을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게 아쉽다.”
주책이라고 흉 볼 일 아니다. 고단한 삶 속에서 강다니엘과 함께 하는 ‘덕질’의 시간은 하루의 휴식과도 같았다. “누군가에겐 덕질이 그야말로 ‘숨구멍’ 같은 거니까. 누구 삶에나 ‘비상구’가 필요한 법이니까.”
책은 ‘우리 아들이 강다니엘 닮았으면 좋겠다!’를 첫 장으로 시작해 엄마도 여자이며, 소녀였음을 일깨운다. 저자에게 강다니엘은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프로’의 의미를 되묻게 했고, 독자에게 책은 나이와 상관없는 ‘동경’의 뜨거운 가치를 전해준다. 1만4,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