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위스키를 구분할 때 흔히 말하는 ‘12년산’ ‘21년산’ ‘30년산’ 등 제품에 함유된 원액의 최소 숙성년도를 의미하는 동시에, 위스키의 맛이나 향·가치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이를테면 상대적으로 숙성도가 높은 17년산 위스키가 12년산보다 맛과 향이 깊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또 나무통 등에 숙성하는 과정에서 증발하거나 사라지는 ‘엔젤스 쉐어’로 인해 연산이 높은 위스키일수록 양적으로도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연산이 오래된 위스키일수록 비싸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지만, 최근 숙성 연한을 표기하지 않은 ‘무연산’ 저도주 위스키가 시장에 나오며 이 같은 ‘연산’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연산을 표기하지 않으면 같은 12년산 위스키라도 꼭 12년 된 위스키 원액이 아니라 3년 이상 숙성한 원액을 자유롭게 섞어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 입장에선 자신이 구매한 저도주 위스키가 몇 년 산인지도 모르고 비싼 가격을 치를 수 있다.
지난 6월 디아지오코리아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저도주 위스키를 마시는 소비자 중 자신이 주로 마시는 제품의 연산 표시가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소비자가 67%에 달했다. 제품을 구입할 때 연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사람이 96%에 이른 것과는 상당히 모순적인 얘기다. 고급 위스키를 살 때는 연산을 보지만, 정작 ‘저도주 위스키’ 등을 마실 때는 연산의 가치를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도주 위스키를 선택할 때 제품의 연산 표시를 제대로 확인하고 정확한 가치를 판단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하우 올드 아 유(HOW OLD ARD YOU)’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주요 상권 내 주요 빌딩에 ‘하우 올드 아 유’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 광고를 씌우는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한다. 또 저도주 위스키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연말 동안 ‘연산’ 저도주의 장점과 선택 방법을 전달하는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12년과 17년산 최상급 스코틀랜드 위스키 원액으로 만든 프리미엄 연산 저도주 ‘W시그니처 12·17’의 가치를 알리려는 계획도 세웠다. 디아지오 관계자는 “저도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도주에서도 프리미엄급 연산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연산 위스키는 좋고 무연산 위스키는 나쁘다는 식의 논리는 적절하지 않지만 투명하게 제품 정보를 알리고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아지오코리아는 ‘W 아이스’와 ‘W 시그니처 17’ ‘W 시그니처 12’ 등의 탄탄한 포트폴리오로 저도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주류협회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저도주 시장에 처음 진출한 2015년 19%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16년 23%, 2018년 8월 기준 30%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