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국적 변경해 군대 안간 청년 1만5,839명

병적 제적자 급증…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 집중
김중로의원 “지역별 격차 상당…병역 회피 여부 감시해야”

국적을 변경해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 ‘병적 제적자’가 강남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3년까지 하루 7~8명 수준이던 병적 제적자가 올들어서는 하루 19명 선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병역을 회피하기 위한 국적 변경 여부를 보다 엄중히 조사, 감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중로 의원이 병무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과 2017년 올해 9월까지 전국의 병적 제적자는 1만 5,839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들어 9월까지 5,223명을(월평균 580.3명) 기록한 추세가 이어지면 지난 2016년의 6,220명(월평균 518.3명)병적 제적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병적 제적자가 유독 많았다. 작년 한 해 대한민국에서 다른 나라로 국적을 변경해 병적에서 제적된 사람은 총 4,396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기초자치단체에선 서울 강남구가 188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부산이나 인천 전체의 병적 제적자에 육박하는 규모다. 서울 서초구(137명)와 송파구(132명)를 더한 강남 3구의 병적 제적자는 457명에 달했다.


반면 강원 삼척시·양양·영월·인제·평창군, 경북 영양군, 전남 신안군, 전북 완주·진안군, 충남 계룡시·연기군, 충북 보은군 등에서는 단 1명씩의 병적 제적자가 나왔다. 서울 강북구(35명), 금천구(16명) 등도 강남 3구보다 훨씬 적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병적 제적자가 가장 많이 나온 지역은 서울(1,843명)과 경기(1,148명)로, 두 곳이 전체의 68%를 차지했다. 이어 부산(207명), 인천(194명), 경북(124명), 제주(120명), 경남(117명), 전북(110명), 대구(105명), 충남(103명), 대전(94명), 강원(87명), 전남(70명), 충북(66명), 울산(42명), 광주(33명), 세종(11명)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올해들어 9월까지 국적 변경에 따른 병적 제적자는 총 5,223명에 달했는데, 이 중 3,156명(60%)은 미국으로 국적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이 955명으로 뒤를 이었고, 캐나다 515명, 호주 227명, 뉴질랜드 148명, 독일 57명, 프랑스 14명, 기타 151명 등이었다.

김중로 의원은 “국적 변경에 따른 병적 제적 통계를 보니 서울과 지방, 강남과 비(非)강남 등 지역별로 격차가 컸다”며 “관계 당국은 청년들이 병역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바꾸지 않는지 엄정하게 감시·감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올해 5월부터 시행된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은 병역 의무를 다한 재외동포에게만 재외동포 비자(F-4)를 발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이후 한국 국적을 변경한 외국 국적 동포는 만 41세가 되는 해 1월 1일까지 F-4 비자를 발급받아 입국할 수 없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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