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수유동 도심 레이싱 뺑소니 사고 직후 사고차량 블랙박스 화면/사진제공=서울 강북경찰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고급 외제차를 타고 속도를 즐기다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한 ‘무양심’ 폭주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벤츠, 머스탱을 타고 시속 177km로 폭주하다 뺑소니 사고를 낸 장모(24)씨 등 2인을 도주치상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폭주 과정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도주치상), 도로교통법(사고후미조치·공동위험행위·난폭운전),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와 친구 김모(24)씨는 운전실력을 자랑하기 위해 “누가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지 내기를 하자”고 약속한 뒤 올 9월25일 아침9시께 서울 강북구 수유동 일대에서 각각 벤츠와 머스탱을 타고 경주를 시작했다. 이들은 출발 전 “나는 사고 내고 갈 거야, 내면 말지 뭐, 나는 신호 절대 안 지킬 거야”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최고속도 시속 60km 구간에서 시속 177km로 질주하는 등 속도경쟁을 하던 장씨와 김씨는 신호위반과 중앙선침범, 급차로변경 등을 하다가 서로 부딪히면서 머스탱은 인도로 돌진하여 가로수와 가로등, 주차된 오토바이, 자전거 등을 들이받고 벤츠는 앞서 진행하던 2.5톤 화물차와 충돌하였다.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는 사고 직후 “야 망했다. 쨀(도망할) 거면 빨리 째”라고 도주를 모의한 정황이 그대로 녹화됐다. 피의자들은 사고 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차량을 현장에 방치한 채 도주했다가 사고 다음날 경찰서에 출석해 검거됐다. 이들의 만행으로 피해자는 진단 3주의 중상을 입었으며, 2.5톤 화물차, 오토바이, 자전거, 가로수, 가로등이 파손돼 총 1,600여 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주중 사고는 보험처리가 되지 않음에도 피의자들은 보험사에 보험접수를 하면서 사건의 경과를 숨기고 단순 교통사고로 접수해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고를 목격한 사람들이 큰 사고가 났다는 112신고를 하여 현장에 출동하였으나 운전자들은 차량을 방치한 채 모두 도주를 하여 현장 초동조치 후 사건을 접수하고, 피의자들에게 출석을 사고 다음날 출석하여 검거했다”고 밝혔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