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과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이 29일 동반으로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002790))은 1만700원(14.74%) 내린 6만1,900원에, 아모레퍼시픽은 2만3,500원(12.81%) 하락한 16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모레G는 장중 5만9,700원, 아모레퍼시픽은 15만8,500원까지 내리며 모두 52주 최저가를 다시 썼다. ‘화장품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부진에 증시 하락까지 겹쳐 이날 코스피 화학업종 지수 자체도 3.75%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연결 기준 3·4분기 영업이익이 8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감소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나 경쟁 심화 속에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 확대로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등 판매관리비가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해 3·4분기보다 24.3% 줄어든 76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마케팅 등 비용 증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지 저가 브랜드의 득세로 ‘한국산 화장품’이면 일단 먹혔던 분위기가 중국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부담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산 화장품에 열광하던 지난 5년간의 호황은 끝났다”며 “화장품 업종 전반의 기업가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시대의 도래로 소형·신생 화장품 회사가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형사에 언제든 도전할 수 있는 화장품 산업의 변화도 위협적이다. 전영현 SK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산업에서는 더 이상 ‘브랜드 네임’만으로 승부를 볼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형사만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