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심한 인도 뉴델리의 한 도로. /뉴델리 AFP연합뉴스
인도 수도권 지역에서 10년 이상 된 경유차와 15년 이상 된 휘발유차의 운행이 전면 금지된다. 인도는 지난 2016년에 5세 이하의 어린이 10만명이 공기 중 유독 물질 때문에 숨질 정도로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이 시달리고 있다.
30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전날 “수도권 대기오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델리 정부에 이 같은 조치를 즉시 취하라고 명령했다. 아울러 대법원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적발된 노후 차량은 정부에 압수되며 관련 명단도 공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뉴델리 당국은 대기오염 악화와 관련해 파이프천연가스(PNG) 시설을 구비하지 않은 113개 산업시설에 가동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PTI통신은 보도했다. 앞서 지난 27일 인도 환경당국은 먼지 발생을 줄이기 위해 다음 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도권 내 땅파기를 포함한 모든 건설현장 공사를 중단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일련의 조치들은 해마다 겨울철만 되면 세계 최악 수준의 스모그에 시달리는 뉴델리가 미세먼지를 줄이고자 가능한 방안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뉴델리 인근 여러 주(州)에서는 농부들이 추수가 끝난 후 논밭을 마구 태우는 바람에 엄청난 재가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스모그는 공중을 떠돌다가 뉴델리 대기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낡은 경유차가 뿜어내는 매연, 도심 빈민이 난방과 취사를 위해 타이어 등 각종 폐자재를 태운 연기 등이 더해지고 있다.
특히 11월 초에는 힌두교 디왈리 축제를 전후해 곳곳에서 터지는 대규모 폭죽으로 먼지가 무더기로 쏟아져 대기오염 상황은 최악 상황으로 치닫는다. 지난해 11월 초에는 뉴델리 일부 지역의 PM10(지름 10㎛ 이하인 미세먼지) 농도가 1,039㎍/㎥를 기록,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 50㎍/㎥의 20배를 넘기도 했다. 실제로 이달 중순 들어 뉴델리 공기 질 지수(AQI)는 수시로 300∼500대를 넘기며 시민에게 공포감을 안기고 있다. AQI 지수는 201∼300은 ‘나쁨’, 301∼400은 ‘매우 나쁨’, 401∼500은 ‘심각’을 뜻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