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년 사이 소비자들이 ‘한라산소주’를 많이 찾아준 덕분에 제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투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지금껏 부족했던 소비자 서비스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현재웅 한라산 대표이사가 30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달 2일 신공장 준공으로 지금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생산과 매출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지역 기업으로 수도권 소비자 등에게 부족한 점이 적지 않았지만 사랑에 보답할 기회도 점진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50년 설립된 제주 대표 향토기업 한라산은 오랜 전통과 양조 기술을 바탕으로 한라산소주, ‘한라산올래’ 등 다양한 소주 제품을 생산해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투명한 병이 트레이드마크인 한라산소주의 경우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며 물량이 달릴 정도의 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한라산이 창립 68주년을 맞는 11월2일 준공을 목표로 신공장 건설에 나선 것 역시 기존 공장으로는 서울 등 전국 유통 물량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6년 300만병이던 도외 수출량은 지난해 500만병으로 대폭 늘어났다. 현 대표는 “2~3년 전부터 한라산소주의 인기가 부쩍 늘어 현재 직원들이 한 달에 30일 근무를 해야 할 정도로 수요 맞추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신공장이 준공되면 하루 15만병 생산하던 한라산소주를 하루 25만병까지 생산할 수 있게 돼 원활하지 못했던 수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곧 준공될 신공장은 대지 면적 1만530㎡, 연면적 6,937㎡, 4층 규모로 조성된다. 소주 생산량이 하루 15만병에서 최대 28만병까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첨단설비 도입으로 특유의 맛과 부드러움도 더 잘 살릴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생산량이 늘어나면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라산의 매출은 2017년 기준 460억원(세전)으로 2014년 395억원 대비 65억원이 늘었다.
신공장 준공을 계기로 공장 견학을 중심으로 하는 투어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현 대표는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인 한라산의 역사성을 보여줄 수 있는 홍보관과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는 ‘한라토닉’ 등의 시음 행사, 한라산소주를 모티브로 젊은 디자이너들과 협업한 한정판 기념품 판매숍 등을 운영하며 젊은 느낌을 더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공장이 자리 잡은 제주도 한림 지역이 뒤로는 한라산, 앞으로는 비양도와 바다 풍경이 지극히 아름답기에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여행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 대표는 투어 프로그램 운영 등이 최근 공격적으로 제주 시장 진출에 나선 대기업 소주와 경쟁하기 위한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 제주도 내 80~90%에 이르던 한라산소주의 점유율은 하이트진로·롯데·신세계 등 대기업의 진출로 60%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현 대표는 “우리같이 작은 회사가 영업력이나 가격경쟁력으로 대기업 소주를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맛과 품질을 더 높이려는 노력과 제주도의 랜드마크라는 향토기업의 특별함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