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한한 마이크 풀커슨 메리어트 부사장은 글로벌 호텔 브랜드 메리어트의 ‘현지화’ 전략 중심에 ‘합리적 가격’과 ‘차별화된 경험’을 앞세운 셀렉트 서비스 브랜드(SSB) 호텔이 있다고 말했다. 명확한 콘셉트를 앞세운 SSB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메리어트의 전략을 살펴봤다.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사진 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사진=차병선 기자] 지난 9월 서울 가양동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에서 만난 마이크 풀커슨 메리어트 아시아·태평양지역 마케팅 부사장.
지난 9월 말 서울 가양구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에서 다소 독특한 분위기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기본적으로 간담회는 주최 측 연사가 나와 회사의 전략과 성과, 비전을 발표하고,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날 간담회에선 다소 낯선 장면이 연출됐다. 주최 측 연사의 현황 발표와 함께 간담회장에 설치된 런웨이를 걷는 모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날 등장한 모델들은 각각 명확한 콘셉트를 보여주고 있었다. 캐주얼 수트를 차려입은 직장인, 멋드러진 패션 감각을 과시내는 여행객, 청바지와 티셔츠로 활동성을 뽐내는 청년 등이 등장해 멋진 워킹을 보여주었다.
이들은 모두 메리어트의 셀렉트 서비스 브랜드 호텔이 보유한 콘셉트를 상징하고 있다. 메리어트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클래식 셀렉트(Classic Select) 서비스 브랜드로 분류되는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COURTYARD BY MARRIOTT)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FOUR POINTS BY SHERATON)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FAIRFIELD BY MARRIOTT)를 운영하고 있다. 디스팅티브 셀렉트(Distinctive Select) 서비스 브랜드라 불리는 알로프트 호텔(ALOFT HOTEL)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국내 SSB호텔 전략을 소개하기 위해 방한한 마이크 풀커슨(Mike Fulkerson)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아시아 태평양 지역 브랜드 및 마케팅 부사장은 말한다. “우선 코트야드는 비즈니스 및 레저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여행을 통해 개인적인 성취감을 얻거나 전문가로 성장하려는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포포인츠는 진정한 안락함을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급 수제 맥주를 제공하는 ‘베스트 브루’는 포포인츠 만의 차별화된 서비스 콘텐츠입니다. 그리고 합리성을 추구하는 비즈니스 및 레저 여행객을 위한 ‘페어필드’는 심플함과 일관성을 추구하는 젊은 여행객에게 어울리는 브랜드입니다. 젊은 감성에 맞춘 세심한 디자인, 무료 와이파이, 24시간 마켓 운영 등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서울 강남, 명동, 홍대에 마련한 알로프트 호텔은 첨단 기술과 디자인에 익숙한 트렌디한 젊은 고객을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이 호텔에서 제공하는 자동 문자메시지 서비스 ‘챗보틀러’, 이모지 룸 서비스 등는 최신 기술·디자인 트렌드를 호텔에 구현한 서비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알로프트는 젊은 뮤지션을 직접 발굴하는 프로젝트 ‘알로프트 스타 뮤직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호텔이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지역 문화와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풀커슨 부사장은 알로프트 스타 뮤직 프로그램을 이렇게 소개했다. “프로젝트 알로프트 스타는 메리어트와 유니버설뮤직의 브랜드 전략 부문인 유니버설뮤직그룹&브랜드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진행하고 있는 아티스트 발굴 프로젝트입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했어요. 이 프로젝트는 전세계에 숨어있는 음악 인재들을 찾아 이들의 음악과 재능을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특히 올해 결선 무대는 지난 9월 서울 명동 알로프트 호텔에서 진행했죠. 치열한 지역 예선을 뚫고 올라온 한국, 중국, 호주, 인도, 동남아 뮤지션들의 공연에 수많은 관람객들이 환호와 응원의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양 사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세계 음악 인재들을 찾는 여정을 지속해나갈 생각입니다.”
[사진=차병선 기자] 메리어트 셀렉트 서비스 브랜드 호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이 호텔측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국내 언론사만 초청된 게 아니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간담회였지만 중국, 일본, 북미, 유럽 등 다양한 국가의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이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맥이 닿아있는 부분이다. 메리어트는 한국을 중국, 일본, 호주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 메리어트 관계자들은 한국이 아시아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한국에서의 메리어트 전략이 곧 아시아 전역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었다.
풀커슨 부사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들은 관광과 여행을 좋아합니다. 한 조사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 10명 중 8명은 휴가 시즌 국내 여행을 즐긴다고 합니다. 연 평균 한국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인 2,700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조사결과도 있더군요. 저희 메리어트에겐 이처럼 국내외 여행을 즐기는 한국 소비자들이 매우 중요한 고객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여행 중 메리어트 호텔에서 좋은 경험을 얻은 고객들은 해외여행 때도 현지 메리어트 호텔을 선택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게다가 대다수 한국 소비자들은 호텔에서 얻을 수 있는 서비스 경험 외에도, 위치, 가격, 여행 목적 등 다양한 요인을 기준으로 호텔을 선택합니다. 한마디로 꽤 깐깐한 소비자인 셈이죠. 이런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전략이라면 전세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한국 시장 공략에 임하고 있습니다.”
메리어트는 전 세계 130 여 개 국가에서 약 6,700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그 중 메리어트의 SSB호텔은 명확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이 콘셉트는 전 세계 곳곳에 퍼져있는 SSB호텔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다만 메리어트의 모든 호텔은 ‘로컬문화와의 연계성’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호텔은 그 지역 문화에서 영감을 어더 디자인해야 한다는 것이 메리어트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메리어트 현지화 전략의 성과물은 호텔 디자인, 서비스, 콘셉트 등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풀커슨 대표는 말한다. “기본적으로 저희는 그동안 접해온 한국 고객들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현지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국가의 문화가 다른 만큼 문화를 최대한 존중함과 동시에 이를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해 다양한 현지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죠. 이 같은 노력은 각 호텔에 마련된 레스토랑에 잘 구현돼 있습니다. 예컨대 바비큐에 제공되는 곁들임 음식과 맥주가 한국 스타일에 맞게 제공됩니다. 반면 일본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에선 한국에서 제공되지 않는 와사비나 겨자가 함께 곁들여지죠. 현지인들의 식성을 고려한 배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메리어트의 SSB호텔과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호텔들이 전체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로 ‘부티크 호텔’이다. 부티크 호텔은 차별화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을 말한다.
[사진=차병선 기자] 기자간담회에서 메리어트의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풀커슨 부사장.
풀커슨 부사장도 한국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 같은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티크 호텔이 소비자에게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그는 부티크 호텔과 SSB호텔 사이에는 명확한 차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풀커슨 부사장은 그 차이점을 이렇게 설명했다. “부티크 호텔은 ‘디자인’이라는 관점에서 콘셉트를 정합니다. 모던, 고풍, 심플 같은 디자인 콘셉트에 따라 방을 구성하고, 그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죠. 하지만 저희 SSB호텔 전략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방문객의 특성을 세분화해 그들이 원하는 방향의 콘셉트를 찾는 방식이죠. 물론 부티크 호텔과 저희 SSB호텔 모두 기존 호텔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인 디자인과 개성 넘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선 공통점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한국은 메리어트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그런 까닭에 현재 진행 중인 SSB호텔 전략을 더욱 확대해 한국 고객들과 더 많은 접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풀커슨 부사장은 말한다. “올해 11월 오픈 예정인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을 포함하면, 메리어트가 한국에서 운영하는 총 호텔 수는 22개가 됩니다. 저희는 향후 3~4년 내에 약 10여 개의 호텔을 전국 주요 도시에 추가로 오픈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SSB 호텔도 포함될 예정이에요. 더욱 차별화된 서비스와 콘셉트로 한국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메리어트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