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게임사의 무덤' 일본서 게임·애니 공동제작 승부수

넥슨 "내년 MMORPG 대작 출시"

김기한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지난달 25일 일본 도쿄 롯폰기 본사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애니메이션과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를 동시에 출시하는 전략으로 현지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넥슨

일본은 한국을 비롯해 해외 게임사의 ‘무덤’으로 불린다. 닌텐도·세가·캡콤 등 수십 년간 시장을 휘어잡은 전통의 게임사가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초고속 인터넷망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일본에서의 대세도 온라인과 모바일로 전환된 것을 계기로 변화가 시작됐다. 실제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 내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은 1조58억엔(약10조6,700억원)으로 미국(1조20억엔)을 넘어섰다. 한국보다도 3배 이상의 큰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다. 그럼에도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구글과 애플 양대 앱 장터 게임 매출 순위 10위권에 오른 한국 게임은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 유일하다. 5위권 안에 드는 외산 게임은 일본의 ‘포켓몬’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미국 나이언틱의 ‘포켓몬 고(GO)’ 정도다.


넥슨은 2002년 처음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현지 시장에 진출한 뒤 16년 동안 문을 두드렸다. 이후 ‘메이플스토리’와 ‘마비노기’ 등을 출시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데 이어 2011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1부)에 상장하면서 기업 인지도도 높였지만 매출액 순위 최상위권에 오래 머무르는 ‘초대박’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다행히 모바일 액션 게임 ‘오버히트’가 지난 5월 출시된 뒤 일정 기간 10위권 안에 들었지만 현지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한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아직 더 많은 욕심이 생긴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닌다. 김 본부장은 “큰 내수시장을 가진 일본 내 경쟁에서 이겨내야만 글로벌 기업과도 싸울 수 있기 때문에 ‘성공’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넥슨은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최상위권으로 도약할 시점을 2019년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하나의 IP로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동시에 제작해 선보이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계다. 넥슨을 포함해 일본 내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게임 개발사, 음원 업체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업이다. 동시에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선보여 IP의 영향력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이다. 게임 장르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으로 확정됐다.

김 본부장은 “일본에서 10년 가까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작품의 양보다는 ‘질’로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면서 “2019년에는 굵직한 MMORPG 대작을 몇 개 출시해 현지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게임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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