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진호 회장 폭행 피해자, 5시간 경찰 조사 “사내 폭력·몰카 피해자 마음 알겠다”

/사진=연합뉴스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게 폭행당한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의 직원 강모 씨가 경찰 출석 후 귀가했다.

3일 강씨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에 피해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이날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박상규씨, 자신의 변호사와 동행한 강씨는 “양 회장이 나를 폭행한 영상을 내 의사와 관계없이 몰래 촬영하도록 직원에게 지시하고 소장하고 있었다. 그 사실을 최근 한 언론사 취재로 알게 돼 강한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양 회장이 가한 무자비한 폭행 피해자인 동시에 인격을 짓밟은 영상을 촬영하고 소장한 몰카 피해자이기도 하다”며 “이런 일을 겪으면서 사내 폭력으로 고통받거나 불법 몰카 영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다”고 전했다.

또 “양 회장이 지금껏 자신이 저지른 과오에 대해 공정한 법의 심판을 받게 되길 간절히 원한다. 엄청난 부와 명성으로 무뎌진 그의 죄 의식이 다시 세워져 죄를 깊이 반성했으면 한다”며 “더 이상 나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이번 일이 우리 사회에 경각심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말 탐사보도전문매체인 뉴스타파가 공개한 양 회장의 폭행 동영상에 따르면 양 회장은 사무실에서 강씨에게 욕설을 퍼붓고 뺨을 때리는 등의 폭행을 가했다. 또 무릎을 꿇게 해 사과를 강요하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국내 웹하드 업체 1·2위 격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인 양 회장이 불법 촬영물을 포함한 음란물이 유통되는 것을 알고도 방치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양 회장의 폭행과 엽기행각 등 최근 논란이 된 영상이 공개되자 이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양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 10여 곳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펼친 데 이어 이날 강씨에 대한 피해자 조사를 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이날 강씨와 동행한 박씨는 양 회장이 지난 2013년 12월 당시 아내의 불륜남으로 의심하던 대학교수를 집단폭행하게 했다는 의혹과 관련, 양 회장이 아내에게도 주먹을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이정인기자 lji363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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