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주요 변수 주시해야 = KB증권은 이달 투자 전략으로 ‘침과대단(枕戈待旦)’을 제안했다. 창을 베고 자면서 아침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항상 전투태세를 갖추고 있는 군인의 자세를 비유한 고사성어다. 미중 무역분쟁 및 미국 주요 기업 3·4분기 실적, 미국의 중앙은행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 등 주요 변수들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주가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연준의 긴축 기조 2가지를 꼽았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부진했던 이유는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기업이익(EPS) 추정치가 하향돼서라기보다는 향후 기업이익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미리 반영돼 밸류에이션이 하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아시아 신흥국 주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을 하락시켰다는 것이다.
◇무역분쟁으로 미국 기업 밸류에이션 하락 =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무역분쟁의 승자는 아니라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올해 미국 정부가 워낙 강하게 감세 정책과 경기 부양책을 써 미국 증시의 기업이익 성장률은 대략 25%에 달하는데 주가는 약 5% 상승에 그쳤다”며 “바로 밸류에이션이 하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감세 등은 기업 이익에서 내년부터 사라지게 되는 일회성 요인인 반면 최근 유가 상승, 노동비용 증가 등에 따라 기업 비용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부터는 미중 무역분쟁 과정에서 결정된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상승 효과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때문에 이 팀장은 “각종 비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는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 시기는 미국 주요기업 실적 발표가 있는 이달 초 이후로 내다봤다.
연준의 긴축은 미국 경기의 양호한 상황을 의미하며, 장기적인 입장에서는 수출국인 한국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봤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긴축은 역사적으로 신흥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왔다는 점에서 연준의 긴축에 대한 입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근거로 이달 모델 포트폴리오로는 화학, 건설, 운송업종 비중 확대, 보험, 디스플레이, 유틸리티(기간산업) 업종 비중 축소를 제안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경기 침체 우려가 금융 위험으로 전이되지 않을 것으로 가정하고 그렇게 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25달러까지 하락하고 브라질, 중국 등 신흥국 경제위기가 확산됐던 2016년 초반과 비슷한 수준의 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근거로 코스피지수 2,000선 전후가 단기적으로는 의미 있는 저점이 될 것으로 봤다. 향후 시장의 방향을 좌우할 주요 요소로는 채권시장의 안정화 여부를 꼽았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요즘처럼 시황이 불리할 때는 성장주보다 수익률을 방어할 수 있는 가치주에 집중하는 것이 유리하다”며 투자의견, 12개월 선행 PER·후행 PBR, 배당수익률, 내년 영업이익 증가율 예상치 등을 근거로 KT(030200) 등을 추천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