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이 4일(한국시간) Q시리즈 1위를 차지한 뒤 리더보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크라우닝
국내 무대냐, 미국행이냐. ‘핫식스’ 이정은(22·대방건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강자인 이정은은 4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가는 관문인 LPGA 퀄리파잉(Q) 시리즈에서 수석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7번 코스(파72)에서 열린 Q시리즈 마지막 8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2주에 걸친 ‘마라톤 테스트’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558타를 기록한 이정은은 출전 선수 102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세라 슈멜젤(미국)에 2타 뒤진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이정은은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슈멜젤은 4타를 잃고 3위(14언더파)로 밀렸고 2타를 줄인 아마추어 선수인 제니퍼 컵초(미국)가 1타 차 2위(17언더파)를 차지했다.
이정은은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상금과 대상(MVP), 평균타수 등 주요 부문 전관왕에 오르며 국내 무대를 평정한 선수다. 동명이인이 많아 ‘이정은6’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그는 세계랭킹 상위자(19위) 자격으로 예선전을 거치지 않고 이번 LPGA Q시리즈에 출전했다.
LPGA 투어는 Q시리즈 상위 45명에게 2019시즌 LPGA 투어 출전 자격을 준다. 1위로 통과한 이정은은 결심만 하면 내년 미국 무대에서 뛸 수 있다. 다만 이정은은 아직 미국 진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Q시리즈 경기 후 “미국 진출을 확정하고 도전한 게 아니어서 한국에 돌아가 가족과 이야기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에도 결과에 따라 생각해볼 예정이라고 했던 이정은은 “아직 영어도 못 하고 미국에서 활동할 준비가 갖춰지지 않아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부모님, 스폰서 등과 얘기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석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얼떨떨하다”며 “2주간 8라운드를 치르는 게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이어 “마지막 3개 홀에서 후회 없이 플레이하고 싶었는데 잘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마지막 18번홀(파5) 버디로 단독 1위를 확정했다.
이정은은 올해 미국 대회 출전으로 KLPGA 투어 16개 대회에만 출전했지만 상금(9억5,305만원)과 평균 타수(69.725타)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오는 9일 경기 여주의 페럼골프장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시즌 최종전 ADT캡스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골프 교습가인 전욱휴 씨의 딸 전영인(18)도 1오버파 공동 13위에 올라 LPGA 투어에서 활약할 기회를 얻었다. 재미교포 앨리슨 리는 2오버파 공동 15위를 차지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