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분양형 호텔의 확정 수익과 운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판 트러스트 펀드 도입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해외에서도 보편화된 분양형 레지던스 호텔의 경우 시행사가 분양할 당시 내세운 확정 수익을 담보하기 위해 트러스트 펀드에 일정 금액을 예치해 분양자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최중호 아이앤어스 컨설팅 대표는 “미국과 필리핀 등에서는 보편화된 확정 수익형 레지던스 호텔 분양을 위해 트러스트 펀드 가입이 보편화돼 있다”며 “해외의 분양형 레지던스 호텔이 분양형 호텔로 이름과 형식을 달리해 도입됐지만 분양 계약자를 위한 트러스트 펀드 도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다양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만일 미국의 시행사가 연 7%의 확정 수익을 5년간 보장하고 레지던스 호텔을 분양하게 되면 트러스트 펀드에 전체 분양 계약대금 7%의 5년 치 금액을 트러스트 펀드에 예치해둔다”며 “이 경우 분양 계약자가 선정한 운영사가 연 7%의 수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주지 못할 경우 트러스트 펀드가 차액을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시행사는 트러스트 펀드에 현금을 예치할 경우 보장 기간이 끝난 뒤 다시 돌려받게 되는 구조다.
최 대표는 “만일 트러스트 펀드에 현금 대신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당초 제시한 수익을 펀드가 일단 보전한 뒤 시행사에 다시 보전을 청구하거나 담보로 설정된 부동산을 취득하게 된다”며 “대다수의 시행사는 이처럼 부동산을 담보로 펀드에 제공하고 분양 계약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어 분양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분양형 호텔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확정 수익에 대한 홍보물이 넘쳐나고 수만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적 계약이라는 영역에 이 같은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며 “확정 수익을 내걸고 분양하는 호텔이나 오피스텔 등에 대해 담보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