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9일 2,6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한다. 지난 2월 11억 홍콩 달러(한화 약 1,580억원)에 이어 6월 1,500억원, 10월 1,600억원 등 올해 들어서만 ABS로만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총 2조1,000억 원.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사옥 매각, CJ대한통운 매각, 전환사채(CB) 및 ABS 발행으로 10월 말까지 1조 8,000억원을 해결했다. 이번에 ABS로 조달한 자금으로 숨통이 트이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이 잇따라 ABS를 발행할 수 있었던 배경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5분기 누적 매출액은 5조9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3%가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79억원으로 전분기(548억원) 보다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의 특성상 장래매출을 ABS의 기초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 일반 회사채보다 원리금 상환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 이자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공모채나 영구채 발행 등의 자금 조달을 고려해 왔지만 투자자들의 외면 속에 매번 무산됐다는 점도 ABS 발행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자회사들이 조달한 신규 자금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유입되면 올해 차입금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아시아나IDT의 신규자금은 일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해결을 위해 사용될 전망이다. 아시아나IDT는 아시아나항공의 100% 자회사. 박세창 아시아나IDT대표는 지난 5일 “구주매출로 발생 되는 자금은 기존 주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맞으며 시장에서 사용처에 대해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많은 부분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에는 금호아시아나가 에어 서울이 보유한 비유동 자산 52억원을 유동성 확보 목적으로 키움캐피탈에 처분했다.
그렇다고 아시아나항공의 고민이 끝난 것이 아니다. 올해 갚아야 하는 차입금은 대부분 해결했지만 내년에도 대규모의 차입금 상환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내년에 상환해야 할 단기 차입금은 약 9,000억원 수준이다. 지난 3·4분기 누적 매출이 소폭 개선됐다고 하더라도 ABS 발행 여력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인수합병(M&A)시장에서는 내년에 아시아나항공과 관계사들이 매물로 등장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이 은행 차입과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PEF와도 자금상환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어 자산매각 외에는 답이 없을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자회사 매각이나 카고 분리매각 등이 거론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최근 4,200억원의 ABS발행으로 올해 필요한 자금은 모두 조달했다”며 “영구채는 시장 상황을 검토해 차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진·조윤희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