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순위 논란 휩싸인 빗썸

글로벌 1위라더니 '뻥튀기' 논란
"수수료 환급 등 이벤트로 늘려"
글로벌 조사업체, 조정순위서 제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이 거래량을 부풀리고 있다며 글로벌 암호화폐 순위에서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 수수료를 돌려주는 이벤트로 고객을 끌어모으는 거래가 많은 만큼 다른 거래소와 동일 선상에서 거래 규모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빗썸이 투자자의 투기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암호화폐 가격 변동성을 높여 시장에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빗썸 측은 “의도적으로 거래량을 부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고객관리를 위한 이벤트를 했을 뿐”이라고 해명해 진실공방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제공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은 지난달부터 빗썸을 ‘조정 거래량(adjusted volume) 순위’에서 배제했다. 조정 거래량이란 암호화폐 거래소의 총 거래량 중 수수료 없이 거래된 규모 등을 뺀 수치다.

코인마켓캡은 코인힐스와 더불어 국내외 언론 및 업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공신력 있는 암호화폐 정보제공 사이트다. 서울경제신문이 직접 e메일을 보내 순위에서 제외된 이유를 물어본 결과 코인마켓캡 측은 “빗썸은 거래 수수료를 돌려주는 프로모션으로 일반적인 수준보다 많은 거래를 부추기고 있으며 이는 거래량을 부풀릴 수 있다(Due to Bithumb‘s trading promotion with fee rebates, it will encourage more trading activity than normal and might inflate the trading volume)”고 회신했다. 이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빗썸은 단순 거래량(reported volume) 기준으로는 전 세계 거래소 가운데 1등에 올라서 있지만 조정 거래량 순위로는 자취를 감췄다. 반면 바이낸스·오케이코인·후오비 등 해외 거대 거래소와 업비트는 단순 거래량보다 조정 거래량 순위가 높았다.

실제 빗썸은 최근 신규 암호화폐를 상장시킬 때 거래 수수료를 돌려주는 페이백 이벤트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특히 올해 8월에는 설립 5주년을 맞아 거래 수수료의 120%를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펼쳤다. 이를 통해 빗썸은 업비트·코인원 등을 제치고 국내 1위 거래소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투자자들은 빗썸이 수수료 마케팅을 미끼로 거래를 폭증시켜 가격 변동성을 다른 거래소보다 높이는 방식으로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내 1위 거래소인 빗썸이 독점적 지위를 내세워 시장을 ‘출혈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빗썸 측은 “거래량을 부풀린 사실이 없다”며 “이벤트 효과를 따로 산정해 실제 거래량을 추정하는 것은 쉽지 않고 한 집계 사이트를 기준으로 거래량을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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