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된 대선제분 문화공간으로 변신…‘서울시 1호 민간주도형 재생’ 시동

‘세계 최대의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베를린의 복합문화시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 Brauerei)’.

이 두 곳의 공통점은 각각 폐쇄된 화력발전소와 옛 맥주 양조장 등 지역의 버려진 공간을 활용해 세계적인 문화 공간으로 재창조 했다는 점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도 이렇듯 버려진 공간 한 곳이 있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거대한 원통형 사일로(곡물 저장 창고)가 눈에 띄는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이다. 1936년 일제 강점기 지어져 1958년 대선제분이 인수해 오늘날에 이르는 이 공간은 총 1만 8,963㎡에 걸쳐 23개 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5년 전 가동을 완전히 멈췄다.

서울시는 대선제분을 복합문화시설로 탈바꿈해 영등포 일대에 부족했던 문화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표다. 민간사업자가 사업비부터 운영비를 책임지는 서울시 민간형 도시재생 1호 사업이다.


6일 서울시는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도시재생 구상안을 발표하고,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원순 시장과 정성택 대선제분 대표이사, 박상정 아르고스 대표 등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선제분 공장에서 열렸다. 개장 목표는 내년 8월이다.

대선제분으로부터 재생사업 권한을 위임받은 사업시행자인 아르고스가 사업비 전액을 부담해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준공 후 운영 등 전반을 주도한다. 서울시는 이 과정에서 공공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며 보행·가로환경 등 주변 인프라를 통합정비하는 등 행정적으로 측면지원한다.

기존 공장 건물을 최대한 활용해 전시와 공연, 식당과 카페, 상점, 공유 오피스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1단계 마중물 사업과 2단계 장기 프로젝트를 거칠 예정이다.

1단계 마중물 사업은 전체 23개 동 가운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4개 동(1만3,256㎡)을 보수해 8개 동으로 바꿀 예정이다. 대형창고는 레스토랑과 갤러리카페 등으로, 정비공장은 기업 홍보 갤러리와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활용된다. 2호 창고는 창업지원 공간과 공유오피스로 사용된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1호선 영등포역과 2호선 문래역을 통해 대선제분 공장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로환경 정비도 진행할 예정이다. 12월 중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료될 예정이며 사일로 등 대규모 구조물의 활용 방안인 2단계 사업은 현재 계획 수립 중이다.

박원순 시장은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은 서울에 몇 안 남은 소중한 산업유산이다. 이러한 소중한 공간을 토지주 스스로 보전하고 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은 매우 뜻깊고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향후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이 서울시의 또 다른 도시재생 아이콘이자 문화 플랫폼이 되고 나아가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대선제분 영등포 공장 전경. /사진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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