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달 15일(현지시간) 제네바 캠핀스키 호텔에서 제139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 북한 대표인 리종혁 아태위 부위원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국회의장실
북한의 대남통인 리종혁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이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 국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방남이 성사될 경우 남북 간 관련 실무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리종혁 부위원장과 김성혜 실장을 포함해 북측 인사 7명이 이날 오후9시55분께 방남 신청을 해왔다.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에 참석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강제동원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아태지역 평화교류 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게 방남 신청의 목적으로 알려졌다.
관심사는 방남 기간 김 위원장의 답방과 교황 방북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될지 여부다. 리종혁 부위원장이 북한의 민간 외교를 담당하고 있고 김성혜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측근이라는 점에서 가능성이 커 보인다.
리종혁 부위원장은 북한의 민간 외교와 대남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온 인물이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139차 국제의회연맹(IPU) 총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면담하기도 했다. 또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는 리 부위원장의 제네바 방문 당시 교황청과 물밑 접촉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기명 칼럼에서 리 부위원장에 대해 “김정일로부터 바티칸 교황청과 비밀협상을 벌이는 과업을 받고, 로마 주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대표로 파견되었으며 오랜 기간 물밑 협상을 벌여 1987년 서울대교구 장익 신부가 포함된 교황청 대표단의 첫 북한 방문을 성사시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성혜 실장은 지난 2월 김여정 부부장 방남 당시 최측근 보좌를 맡았던 인물이다.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도 등장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북한의 경제를 총괄하는 리용남 부총리가 방남 하는 북한대표단에 포함됐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통일부는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